저 멀리 양을 보더니 아빠 손을 놓고 힘차게 달려간다. 양을 안아준다 그리고 아빠가 다가가니 해맑게 웃으면서 아빠를 바라본다. 예전에는 상상조차 못할 행복과 즐거움의 감정을 매일매일 느끼고 있다. 그리고 어느새 훌쩍 자랐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언제까지나 아이의 뒤에서 아이가 나아가는 모습을 지켜봐줘야지.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이 자리를 지켜줘야지. 그래서 지금 나는, 우리 가족은 정말 행복하다. 그리고 행복하니까 모든게 좋다. 소중했던 천일동안 밝고 즐겁고 건강하게 자라줘서 고마워. 사랑해. 

<빈과일보의 마지막>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형태만 있으면 된다 (この国の民主主義は形だけでいい)"

 

 

첫번째 이야기, 홍콩에서. 

2021년 6월 24일, 홍콩의 마지막 자유로 상징되던 '빈과일보(蘋果日報)'가 폐간하였다. 마지막 신문이 나오던 그날 늦은 밤, 수많은 홍콩 사람들이 본사 앞에 모여 마지막 호 신문을 들고 무언의 지지와 응원을 보냈다. 마지막 호 신문은 총 100만부가 발생되었고 전량 소진이 되었다고 한다. 홍콩 전체 인구가 약 750만명인데 전체 인구의 13% 가까이가 구매한 셈이다.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이 시행된 이후, 사그라들던 홍콩의 자유와 민주화 운동에 마지막 타격을 날린 것이다. 그렇게 수백여년간 이어져왔던 홍콩의 자유는 빈과일보의 폐간과 함께 무너져버렸다.

 

두번째 이야기, 미국에서

미국 보수우파를 대변하는 폭스뉴스. 친공화당 성향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에 대한 맹비난을 퍼붓는 것으로 유명하다. 덤으로 가짜뉴스까지. 이러한 폭스뉴스의 행동에 대하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미국 민주당은 대변인을 통한 입장을 보여주는 것으로 마무리 할 뿐 어떠한 법적인 조치 등을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 4월 29일 백악관 출입기자 만찬에서 "언론의 자유는 자유 사회의 기둥이며 적이 아니다. (중략) 토마스 제퍼슨은 우리가 언론 없이 정부를 가져야 할 지, 아니면 정부 없이 언론을 가져야 할지를 결정하는 것이 나에게 맡겨졌다면 나는 주저 없이..후자를 선택할 것이다"라는 인용으로 언론의 자유를 변함없이 수호하겠다는 말로 자신의 관점을 밝혔다. 물론 폭스뉴스에 대한 풍자는 여전하였지만. 

 

세번째 이야기, 한국에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9월 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터넷 매체가 가짜뉴스를 퍼뜨리면 소위 공영방송이라는 곳들이 받아서 증폭시키고 특정 진영에 편향된 매체들이 방송하고 환류가 된다. (중략) 이와 같은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해야 한다. (중략) 이런 부분에 대해 엄중하게 책임을 묻는 입법이 필요하다"라고 자신의 의견을 과감히 전달했다. 

 

 

 


 

 

이제서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본다. 영화는 크게 3개의 시선으로 주제를 전달한다. 국가주의를 앞세워 체제를 지켜야 하는 절대 권력을 보유한 집단, 그러한 권력의 어두운 면을 쫒으면서 자유주의를 수호하고 감시하는 권력을 가진 집단, 그리고 두개의 거대한 권력 사이에 놓인 개인을 통해 이들이 추구하는 정의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고민하게 만든다.

 

 

절대 권력을 지닌 집단은 자신들의 부조리를 숨기기 위해 언론을 통제하고 대중을 속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다. 신상 털기, 가짜 뉴스, 인신 공격, 댓글 공작, 언론 사주, 여론 호도 등 실행 가능한 모든 수단들을 동원하여 대중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정보의 신뢰성을 낮춰 핵심을 흐리도록 한다. 성폭행 당한 사실을 용감하게 꺼내어 미투 운동을 한 여성에게는 꽃뱀이라는 등의 인터넷 여론을 만들고 대중적인 사적재제를 가하고 인신공격을 한다. 비리를 폭로한 관료에게는 친정부 언론을 동원해 블랙리스트로 만들고 자살을 하게끔 만든다. 그리고 본질에서 벗어난 것에 여론을 집중하게 만든다. 정권을 유지하는 것이 곧 국가의 미래와 안정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감시하는 권력을 지닌 집단은 정부가 숨기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밝히는 것을 최우선 정의로 삼고 있다. 그렇다고 진실을 추구한다고 해서 이들이 절대 선 역할을 하지는 않는다. 특종이라는 미명하에, 알 권리라는 명목하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전직 관료의 장례식에 모여든 기자들은 슬픔에 가득찬 남겨진 유족들에게 모욕적인 질문을 한다. 또한 정치계의 성추행을 폭로한 피해자에게 가슴골이 이쁘다라는 말을 노골적으로 꺼내는가하면, 친정부 성향을 보이는 언론들은 메시지가 아닌 메신저를 공격하는 모습도 서슴없이 보여준다. 

 

 

절대악과 절대선이라는 경계가 모호해질 시점, 영화는 개인의 딜레마에 집중한다. 자신이 하는 행동이 정의를 위한 것인지, 정의에 반한 것인지 해당 선택에 따른 후폭풍을 견뎌낼 수 있을 것인가 대한 두려움에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진실을 찾고 알리고자 하는 행동은 결국 신문기사를 통해 만천하에 폭로가 되고 정부의 눈치를 지켜보고 있던 다른 언론사들도 후속 취재를 진행하기 시작하는 열린 결말로 마무리를 짓는다.

 

신문기자는 정부에 비판적이지만 언론의 자가성찰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담은 영화이기도 하다. 거대한 부패권력과 싸울 경우, 이에 맞서 싸워야 하는 언론이 권력에 굴복하여 권력의 나팔수가 되는 것에 대한 자기 성찰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언론 자유도를 가지고 있던 일본의 언론 자유도는 아베 신조 내각이 출범한 2012년부터 하락하기 시작한다. 국경없는 기자회의 발표에 따르면 2011년 11위였던 일본의 언론자유지수는 2013년 53위, 2018년에는 67위를 기록하며 급격한 하락을 겪었다. 아베 신조 내각 기간 동안 언론자유지수 하락은 어쩌면 우연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정부와 사회에 대한 정당한 비판마저도 허용하지 않고 불법 수준으로 취급하는 아베 신조 내각의 모습은 20세기 초 폭주했던 군부와 비슷한 모습을 띄고 있다. 그리고 그 모습은 60-80년대 유신헌법과 보도지침이라는 모습으로 언론을 길들였던 한국의 그것과도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렇기에 신문기자라는 사회파 영화가 개봉한 것만으로도 의의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일본의 살아있는 양심들은 제43회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을 몰아주며 그동안 외면했던 진실에 대해 힘을 보태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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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안에 자전과 공전을 하는 우리가 사는 지구는 운명적으로 계절의 변화를 가진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는 것. 썸머가 가고 어텀을 만난다는 것. 우연의 변화가 아닌 운명적인 변화인 것이다. 하지만 톰이 어텀에게 다시 돌아가 이름을 묻지 않았다면, 적어도 톰에게 있어 사랑의 계절은 썸머에게서 끝났을 것이다. 

 

체감상으로는 이미 가을. 9월 첫 토요일은 양평이었다. 야외 소파에 누워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았다. 올해의 여름은 마음이 생각한 것처럼 작년의 여름과는 확연히 달라서 좋았고, 내년의 여름은 이번의 것과는 똑같지 않을 것이라고 속삭여주는 것 같아 좋았다. 19세기 영국시인 존 키츠가 '인생은 눈물의 골짜기'라고 비유하였는데, 인생이라는 것은 우리의 염원을 다지는 골짜기이자 삶에게 다쳐가며 다져가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고생은 가능하면 피해가야 좋겠지만, 부딪혔을 때는 반드시 스스로 답을 찾아내야 하는 것이라고. 거기에 하나만 더한다면 '우리 곁엔 늘 누군가가 반드시 함께 있다는 것. 이겨낼 힘을 주는 누군가가'

 

이렇게 가을을 성큼 맞이해야지.

 

끝이 보이지 않을거 같았던 폭염이 사라지고 가을이 성큼 한 걸음 다가왔다. 그 사이 1차 목표도 마무리하였고 고시엔도 끝나버렸고 이제 얼마남지 않은 초록의 냄새에도 안녕을 고해야지, 그리고 순식간에 지나갈 노랑과 빨강의 아름다움을 만끽해야지. 밤기운이 선선해졌다. 2023년도 이렇게 저물어 가는구나. 꽤 열심히 지내왔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아니구나. 그래도 더 열심히 즐겁게 남은 시간을 보내야겠다. 판교의 저녁 하늘은 이대로 계속 있어줬으면 좋겠다. 어쩌면 가을 같았던 8월의 어떤 수요일. 

 

 

"사랑에 빠지면 시간은 상관없어요.(The time doesn’t matter when you’re in love)"

 

 

7월의 어느 일요일 밤, <콜드 워>를 보았다. 잠들기엔 어중간한 시간이라 그전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를 보기로 했다.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아마존 프라임에도 없었다. 혹시나 결제를 해야하나 생각했는데 역시 그랬다. 어차피 결제도 염두해두고 있어서 큰 고민은 없었지만 멋진 영화가 OTT에 없다는 것은 아쉬움이랄까. 

 

이데올로기가 전부였던 1949년의 폴란드. 두 남녀가 합창단에서 만났다. 여자는 지독한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남자는 오로지 생존만을 위해서 음악을 선택하였다. 비록 다른 목적으로 만났지만 여자와 남자는 첫 눈에 반하고 금새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이념으로 가득했던 사회는 그들의 사랑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1952년 독일 베를린에서 안타까운 이별을, 1954년 프랑스 파리에서 운명적인 짧은 만남과 긴 헤어짐, 그리고 돌고돌아 1959년 첫 눈에 반했던 폴란드에서 결국 다시 사랑을 완성한다. 

 

평이하다면 평이하다고 말할 수 있는 서사. 그러나 가장 차가웠던 시대에서 가장 뜨거운 사랑으로 빛났다. 이분법으로만 가득했던 사회적 분위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15년의 시간 흐름속에서 주인공 남녀가 겪었던 전쟁 같은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기에 평범하지만 예술적인 제목이 되지 않았을까. 그래서 흑백의 프레임 안에서 보여졌던 오로지 두 사람의 진짜 감정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거기에 흑백 영화의 고전적인 촬영법, 파블리코프스키 감독의 사랑스러운 시선이 <콜드 워>에 덧붙여져서 색다른 흡입력을 느낄 수 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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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校野球新時代の球児たちが遥かなる時を経て歴史の扉を開きました。慶応が107年ぶりに日本一に輝きました。
고교야구 새로운 시대의 야구 소년들이 아득한 시간을 거쳐 역사의 문을 열었습니다.
게이오 고교가 107년만에 일본 최고로 빛났습니다.

    - 좌익수가 높이 뜬 공을 잡아 3아웃이 되는 순간, 캐스터의 우승콜 

 

 

"107년". 게이오 고교가 1916년 (다이쇼 5년)에 고시엔 우승을 하고 2023년 (레이와 5년)에 2번째 우승을 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시카고 컵스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기까지 108년이 걸렸으니 그와 걸맞은 감동이지 아닐까 싶다. 여튼, 게이오 고등학교는 제 105회 전국고등학교야구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였다. 1/3486의 기적을 뚫고. 

 

<1916년 우승, 그리고 2023년 우승. 1세기가 걸린 우승이었다>

 

 


 

 

결승전: 센다이 이쿠에이 고교(미야기현) vs. 게이오 고교(카나가와현) 

 

■ 승리팀: 게이오

■ 경기 결과: 8-2

■ 한 문장 평가: 여름의 주인공, 게이오 나인. 

 

<경기 종료>

 

<경기를 하기 위해 고시엔 구장에 도착하는 센다이 이쿠에이(왼쪽)과 게이오 고교(오른쪽)>

 

■ 경기 내용

- 오늘 경기의 수훈 선수를 꼭 뽑아야 한다면 '게이오의 프린스', '미백의 왕자' 라고 불리는 미나토 마루타로 픽을 하겠다. 1회초 리드오프로 나와 센다이 이쿠에이의 철벽 유다 토우마의 5번째 공을 받아쳤고 공은 포물선을 그리며 좌측 담장을 넘겼다. 여름 대회 최초의 결승전 리드오프 홈런을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2회초에도 유다 토우마의 148km 공을 우전 안타로 만들며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면서 점수를 3점차로 벌렸다. 미나토 마루타의 선제 홈런과 추가 득점이 없었다면 게이오는 분명 센다이 이쿠에이와 힘든 경기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 미나토 마루타는 이번 대회에서 총 5걍기에 나와 타율 0.409, 22타석 9안타 4타점 1홈런을 기록하며 본인의 존재를 전국에 각인시킬 수 있었다. 결승전에서 첫 타자로 나와 6번째 마지막 타석에서 아웃되며 경기의 시작과 끝의 주인공이었다. 

 

<미나토 마루타 이번 대회 종합 성적>

 

- 5회초, 센다이 이쿠에이는 제구 난조를 보이는 유다 토우마를 내리고 에이스 타카하시 코우키를 마운드에 올린다. 이른 등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3대2로 1점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게이오에게 추가 실점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니까. 하지만 스에 와타루 감독의 전략은 악수가 되고 말았다. 쉽게 끝낼 수 있었던 경기를, 평범한 플라이 볼은 못잡는다건가, 잡을 수 있었던 공을 수비수끼리 부딪히며 놓치는 등 작년 우승팀의 면모를 전혀 볼 수 없었다. 프리뷰때도 말했지만 (링크) 센다이 이쿠에이의 치명적인 불안 요소는 바로 실책이라고. 그것이 사실이 되었다. 5회초에 타카하시 코우키가 총 5실점을 했는데 이 중 비자책점이 3점이니 영혼이 나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연달아 실책을 범하는 센다이 이쿠에이 수비진>
<멘탈이 흔들리지 않을 수가 없다>

 

- 센다이 이쿠에이가 에이스를 내보냈으니 이에 질 수 없는 게이오도 에이스 오야케 마사키를 마운드에 올렸다. 선발로 출전한 스즈키 칸몬이 몇번 위기를 겪었지만 센다이 이쿠에이 타선을 3안타 2실점으로 막으며 기대 이상을 피칭을 보였고 타자들도 이미 8득점을 하였기에 오야케 마사키의 어깨가 덜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오야케 마사키는 5이닝 동안 단 4개의 안타만 허용하며 센다이 이쿠에이의 추격을 짓밟아 버렸다. 설사 주자가 있어도 후속 타자를 땅볼 또는 플라이 아웃 등으로 처리하면서 추격을 하겠다는 생각도 들지 못하게 하였다. 

 

<선발로 나온 스즈키 칸몬, 그리고 에이스 오야케 마사키>
<9회말 2아웃 마지막 타자 상대하면서>

 

- 9회말 2 스트라이크 2 볼 2 아웃 상황. 마지막 타자는 고시엔에서 최다 안타(23개) 공동 4위에 오른 하시모토 코가였다. 아웃 카운트 하나만 잡으면 게임 오버. 내가 저 상황이었으면 다른 건 생각도 안나고 부담감, 긴장감, 불안감 등 여러 감정이 교차할텐데 심장의 미동조차 느껴지지 않고 마치 쿨타임을 갖는? 오히려 2학년 답지 않은 자신감과 여유가 저 표정에 들어나면서 오야케 마사키라는 투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하시모토 코가는 1번타자로 센다이 이쿠에이의 공격을 이끌고 5번째 타자로 나와 아웃되며 제 105회 전국고등학교야구선수권 대회의 마지막을 장식하였다. 

 

[센다이 이쿠에이 고교 투수 및 타자 성적] 

■ 투수: 결승까지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선보였던 두 에이스가 결승에서는 최악의 활약을 하였다. 유다 토우마는 7안타 3실점, 타카하시 코우키는 6안타 5실점하며 에이스 다운 모습을 전혀 보이지 못한게 패전의 원인이었다. 

 

<센다이 이쿠에이 결승전 투수 성적>

 

■ 타자: 게이오의 2선발 스즈키 칸몬에서 농락당하며 4회까지 3개의 안타만 치는 등 타선도 꽁꽁 얼어붙었다. 주자가 베이스에 있더라도 후속타 불발 등 집중력이 약해지며 경기를 제대로 주도하지 못했다. 특히 수비에서의 실책은 이번 패배의 대원흉일 정도로 아쉬움이 컸다. 

<센다이 이쿠에이 결승전 타자 성적>

 

[게이오 고교 투수 및 타자 성적] 

■ 투수: 스즈키 칸몬이 선발로 나오며 선발 싸움에서 지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는데 정반대였다. 유다 토우마가 게이오 타선에 난타를 당하는 동안 스즈키 칸몬은 단 3안타 2실점만 하며 에이스가 올라오기 전까지 게이오의 마운드를 지켰다. 그리고 올라온 에이스 오야케 마사키. 역시 에이스는 에이스 5이닝 동안 단 4개의 안타만 허용하며 에이스의 진면목을 보였다. 

 

 

■ 타자: 센다이 이쿠에이의 에이스 타카하시 코우키와 유다 토우마에게 막힐 줄 알았으나 경기 시작부터 솔로 홈런을 때리고 수비 실책을 기회로 삼아 추가점을 뽑는 등 주어진 찬스를 허투로 놓치지 않고 점수로 연결시켰다. 1번 타자 미나토 마루토와 7번 타자 후쿠이 나오토키의 활약이 게이오의 고시엔 우승에 가장 큰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보인다.

 


 

 

 

<1세기만의 우승에 환호하고 자랑스러워하는 게이오 고교 선수들>

 

- 우승팀에게 주어지는 '진홍의 대우승기'. 라틴어로 'VICTORIBUS PALMAE (승자에게 영광이 있으라)'고 글자가 써져 있는데 2018년 제 100회 대회에서 새로 변경이 되었고 올해에는 게이오 고교에게 깃발을 가질 영광이 주어졌다. 이 깃발이 다시 돌아오기까지 1세기가 걸릴지는 아무도 몰랐다. 

 

<게이오 고교의 모리 타카히코 감독>

 

 

<준우승 상패를 받은 센다이 이쿠에이 고교 선수>
<센다이 이쿠에이 고교를 서로 지탱한 타카하시 코우키와 유다 토우마>
<함께 사진을 찍는 우승팀 게이오 고교, 준우승팀 센다이 이쿠에이 고교>

 

- 9회초, 게이오 고교의 마지막 공격. 7번 타자가 기요하라 카츠지가 타석에 들어서자 장내가 웅성거렸다. 기요하라라는 성에서 눈치챘겠지만 유명한 일본 최고의 거포였던 기요하라 카즈히로의 둘째 아들이다. 본인은 오사카 PL 가쿠엔에서 고시엔 우승을 경험하였으나 아들은 게이오 고교에서 고시엔 우승을 얻었다. 세월은 흘렀지만 여전히 기요하라 카즈히로는 야구 전설의 한명으로 여져지고 있고 지금의 다르빗슈 유, 마쓰자카 다이스케 등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전국적인 스타였으니 자연스레 아들에게도 관심이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기요하라 카츠지는 볼넷을 얻으며 1루에 진루하였다. 

 

 

<기요하라 카츠지가 등장하는 순간 술렁이는 장내와 좋아하는 아버지 기요하라 카즈히로>

 

<8-2 게이오 고교의 승리>

 

- 지난 8월 6일부터 오늘 결승까지 거의 모든 경기를 챙겨보았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페이스북에 고시엔 관련 글을 썼지만, 페이스북 특성상 원하는대로 글을 쓰거나 사진을 올릴 수 없어서 아쉬웠는데, 올해는 처음 티스토리에서 경기 중계를 해보니 꽤 나쁘지 않았다. 매일마다 경기 리뷰를 하고 자료를 찾고 그러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재미있게 즐겁게 흥미진진하게 고시엔을 다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생각해보니 처음 고시엔을 접했을 때가 2015년. 그때 결승전에도 센다이 이쿠에이가 사토 세나라는 걸출한 에이스가 있었지만 4점 실점하며 준우승에 그쳤는데 이번에도 준우승에 그치니 많이 아쉽다는 생각도 든다. 2년 연속 우승도 기대하지 않은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게이오 고교의 107년만의 우승이 매우 멋진 스토리였고 그만큼 매력적이었다고 본다.

 

앞으로 어떻게 할까 고민 중인데 고시엔 관련해서는 리뷰 형식으로 2-3개 포스팅만 추가로 올리고 쉴 예정이다. 일상 이야기를 더욱 써야지. 다만, 고시엔 관련 내용이 있다면, 예를 들어 이번 경기에서 활약한 주요 선수들의 진로 등?이 있다면 시간을 내서라도 올리는게 더더욱 다양하고 재미있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약 27일간, 고시엔을 보면서 익숙해진 화면인데, 당분간 많이 그리워질거 같다. 

야구 소년들의 여름이 끝났고, 나의 여름도 이제 끝나간다. 

 

 

 

과거 데이터가 100% 미래를 반영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러한 데이터를 보면서 과연 어떠한 결과가 생길지 생각해보는 것도 내일 있을 결승전에 흥미로움을 줄 거 같다. 

 

 

1. 게이오의 4강. 

 게이오 고교는 이번 대회까지 여름 대회에서 4강에 진출한 적은 총 3번밖에 없다. 

- 1916년에 4강 및 결승에 진출, 첫 우승을 하였다. 당시에는 게이오 고교가 아니라 게이오 보통 학교였다. 

- 1920년에 4강 및 결승에 진출, 하지만 17대0으로 패배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103년 후에야 4강 및 결승에 진출하였다. 

- 봄 대회에서 4강에 진출한 경험은 한번도 없다. 

 

 

 

2. 카나가와현과 미야기현의 대결

봄, 여름 고교 야구를 통틀어서 카나가와현과 미야기현 대표 고교간의 대결은 이번까지 포함 총 6번 있었다. 

[봄]

- 1950년, 카나가와 상업 고교와 센다이 이치 고교가 1회전에서 만나 카나가와 상업 고교가 14대3로 승리

- 1956년, 게이오 고교가 센다이 니치 고교와 맞붙어 3대4로 센다이 니치 고교가 승리

[여름]

- 2008년, 요코하마 고교가 센다이 이쿠에이 고교와 3회전에서 맞대결하여 센다이 이쿠에이가 3대2로 승리

- 2015년, 준결승에서 토카이대학사가미 고교와 센다이 이쿠에이 고교가 맞대결하여 도카이대학 사가미 고교가 10대6로 승리 

- 2016년, 요코하마 고교와 도호쿠 고교가 1회전에서 만나 요코하마 고교가 7대1로 승리

 

 

 

3. 도호쿠 지역의 결승 

■ 지금까지 봄, 여름 대회 합쳐서 총 15번 도호쿠 지역 고교가 결승에 올라갔다. 

- 센다이 이쿠에이 고교는 총 5번 결승에 진출하여 2022년 최초로 도호쿠 지역에 고시에 우승을 가져다 주었다. 

- 하치노헤 가쿠인 코세이 고교는 11년 여름부터, 12년 봄, 12년 여름까지 총 3번 결승에 진출하였으나 니치다이산 고교와 오사카 토인 고교에 막혀 우승 문턱에서 좌절해야만 했다. 특히 12년 봄, 여름은 오사카 토인에게 연속 패배하는 시련을 겪었다. 

 

 

 

4. 센다이 이쿠에이 고교 여름 10연승 기록

■ 작년 여름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센다이 이쿠에이 고교는 여름 대회에 10연승을 하고 있다. 

- 2022년 2회전에서 첫 승리를 얻은 뒤로 이번 대회 준결승까지 한번도 패배하지 않고 계속 승리하며 10연승을 기록하였다. 만약 게이오 고교와의 결승전에서 승리한다면 11연승이라는 대기록도 함께 세우게 될 것이다. 

 

 

 

5. 여름 대회 2연패

■ 여름 대회를 2연속 제패한 학교는 지금까지 총 5개 학교 밖에 없다. 과연 센다이 이쿠에이는 신기록을 만들 것인가.  

- 와카야마 츄우 고교(와카야마현): 1921년 & 1922년 

- 히로시마 상업 고교(히로시마현): 1929년 & 1930년 

- 와카야마 코요 고교(와카야마현): 1939년 & 1940년

- 고쿠라 고교(후쿠오카현): 1947년 & 1948년

- 토마코마이 고교(북홋카이도): 2004년 & 2005년 

 

 

 

<다이아몬드 에이스 후루야 사토루>

 

 

 

<전국고등학교야구선수권대회 깃발>

 

제 105회 전국고등학교야구선수권대회 결승 전야. 디펜딩 챔피언 미야기현 대표 센다이 이쿠에이 고교와 103년만에 결승에 진출한 카나가와현 대표 게이오 고교가 결승에서 만난다. 양 팀은 올해 센바츠 2회전에서 대결한 전적이 있으며 센다이 이쿠에이가 10회말 사요나라 안타를 치며 2대1로 승리하였다. 그리고 잔인하게도 이번 여름 대회 결승전에서 양 팀이 다시 대결하게 되었다. 과연 게이오 고교는 올해 봄의 패배를 설욕할 것인가, 아니면 센다이 이쿠에이가 다시 한번 패배를 안겨줄 것인가. 에이스 대결은 누구에게 승리를 가져다 줄것인가. 

 

<센다이 이쿠에이 에이스 타카하시 코우키, 게이오 에이스 오야케 마사키>

 

<2023년 센바츠 대회 2회전 대결 경기 성적>

 

 

1. 센다이 이쿠에이 고교

■ 고시엔에서의 통산 성적

- 출전 30회, 우승 1회(2022년), 준우승 2회(1989년, 2015년)

- 여름 대회 74전 46승 28패 

 

<게이오 고등학교 야구부 선수 및 학교 교표>

 

[2023 고시엔 경기 투타 통산성적] 

- 평균 방어율: 3.20, 총 20실점(16 자책점), 피안타 46개, 피홈런 1개, 탈삼진 47개, WHIP 1.31

- 타카하시 코우키 선발, 유다 토우마, 무토 요세이, 니타 하루토, 다나카 유토가 언제든지 마운드에 올라 것으로 전망한다. 

- 타카하시 코우키와 유다 토우마가 4강에서 각각 82개, 43개 투구수를 기록했다는 것이 투수 싸움에서 게이오와 비교하여 살짝 유리한 고지에 있지 않을까 전망한다. 하지만 실점이 매우 높고 특히 비자책점이 6점이라는 것, 그리고 이 두명 이외에 나머지 투수들의 활약이 미비하다는 점은 불안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센다이 이쿠에이 고교 투수 성적>

 

<150km의 트리오라 불리는 타카하시 코우키, 유다 토우마, 니타 하루토>

 

 

- 평균 팀타율: 0.349, 총 안타수 59개, 총 46득점, 홈런 5개, 출루율 0.439, 장타율 0.527, OPS 0.966

- 스즈키 타쿠토, 하시모토 코가, 오가타 미키토, 유아사 오스케, 사이토 하루야 중심 타선의 타격력은 게이오와 비교하여 상당히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타격에서는 걱정이 되지 않으나 수비에서 간간히 보인 실책, 특히 1루로 송구했을 때 1루수가 잡지 못하여 점수를 내주는 상황이 여러번 있었기에 결승에서는 이런 불필요한 실수를 줄일 필요가 있다. 

 

<센다이 이쿠에이 고교 타자 성적>

 


 

2. 게이오 고교

■ 고시엔에서의 통산 성적

- 출전 19회, 우승 1회(1916년), 준우승 1회(1920년)

- 여름 대회 30전 18승 12패 

 

<센다이 이쿠에이 고등학교 야구부 선수 및 학교 교표>

 

[2023 고시엔 경기 투타 통산성적] 

- 평균 방어율: 2.19, 총 9실점(9 자책점), 피안타 33개, 피홈런 2개, 탈삼진 20개, WHIP 1.05

- 오야케 마사키, 스즈키 카몬, 마츠이 키이치 3명이 마운드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전체 투수 성적으로 보면 센다이 이쿠에이와 비교해서 매우 안정적인 피칭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탈삼진을 제외하고 모든 지표에서 이점을 지니고 있다. 다만, 에이스 오야케 마사키가 4강에서 9이닝 풀타임을 뛰었다는 것이 불안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야케 마사키가 만에하나 무너진다면 스즈키 칸몬과 마츠이 키이치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게이오 고교 투수 성적>

 

<1916년, 지금으로부터 107년 전 고시엔 우승 사진>

 

 

- 평균 팀타율: 0.323, 총 안타수 43개, 총 24득점, 홈런 0개, 출루율 0.414, 장타율 0.414, OPS 0.806

- 카토 유와고, 노부스케 아이타, 와타나베 센노스케, 마루타 미나토, 와타나베 케이를 중심으로 하는 게이오의 타선은 센다이 이쿠에이와 비교하여 스몰볼을 추구하는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일단 점수를 내기 시작하면 대량 득점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센다이 이쿠에이의 에이스 타카하시 코우키와 최강의 투수라고 불리는 유다 토우마를 경기 초반부터 공략한다면 길이 보이지 않을까 싶다. 
  

<게이오 고교 타자 성적>

 


 

지표만 놓고 본다면 투수는 게이오 고교, 타선은 센다이 이쿠에이가 앞선다. 하지만 지표는 지표일 뿐, 중요한 것은 얼마나 집중력 있게 공격과 수비를 하고 실수를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 되지 않을까 싶다. 센다이 이쿠에이는 작년에 결승이라는 무대를 경험해봤지만 게이오는 그런 경험이 거의 없기에 결승 경기에서 오는 부담감을 이겨내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카토 타케히코>

 

여담으로 양팀은 우연하게도 매우 유사한 유니폼을 가지고 있다. 연한 회색 바탕, 고딕 글씨체, 로마자 표기 패치가 가슴에 위치하고 빨강과 남색 양말 배색도 비슷하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현재 센다이 이쿠에이 가쿠엔 이사장 겸 교장인 카토 타케히코의 영향이 매우 크다. 태어난 곳은 미야기현, 하지만 학창 시절은 게이오 중학교, 게이오 고교, 게이오 대학에서 보냈고 이후에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센다이 이쿠에이 법인에 취업하였다. 1985년 야구부 유니폼을 변경할 때 당시 한신 타이거즈 팬이었던 그가 하얀색 바탕의 세로 줄무늬 유니폼을 채택하려 했다가 학교 법인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그래서 자신의 모교였던 게이오 체육회에 연락해서 허락을 받고 게이오 고교와 유사한 색상과 패턴의 유니폼을 채택하였다고 한다. 

 

 

 

자, 이제 곧 결승이 시작된다.  야구 소년들의 여름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 여름의 마지막까지 서비스 서비스!! 

 

 

 

 

 

 

 

 

<에이스의 상징. 백넘버 1번>

 

 

 

1. 제 2경기 - 츠지우라 니치다이 고교(이바라키현) vs. 게이오 고교(카나가와현) 

 

■ 승리팀: 게이오

■ 경기 결과: 2-0 

■ 한 문장 평가: 게이오 나인의 103년만의 결승 진출

 

<경기 결과. 완봉이었다>

 

 

■ 경기 내용

1) 게이오 고교

- 게이오 고교의 응원단은 열정적이다. 알프스 응원석이 응원단으로만 매진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게이오는 응원단으로만 알프스 좌석을 매진시키는 놀라움을 보인다. 응원단에는 야구부원, 야구부원의 부모님, 야구부 OB 선수, 일반 학생들, 동문들, 그리고 지역 주민들까지 합세하여 타팀이 '상당히' 부담스러울 정도로 응원에 진심을 보인다. 이 응원에 중심에는 게이오의 응원가 若き血(젊은 피)』가 있다. 게이오의 상징이자, 자랑이자, 영혼인 것이다. 

 

 

- '도쿄 6개 대학야구연맹(東京六大学野球連盟) - 와세다대, 게이오대, 메이지대, 호세이대, 릿쿄대, 도쿄대 - 에서 라이벌 관계에 있는 와세다 대학에 뒤지고 있던 게이오 대학이 와세다 대학의 응원가  紺碧の空(감청색 하늘)』에 대항하기 위해 응원가를 만들었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若き血(젊은 피)』다. 1927년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응원가는 게이오 대학 뿐만 아니라 게이오 고교, 게이오 중학교 등 게이오와 관련되어 있는 모든 교육 기관에서 스포츠 활동 응원을 할 때 활용이 극대화 된다. 우스갯소리로 게이오 대학 교가를 모르는 사람은 많아도 '젊은 피'를 부를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없다고 한다. 그리고 서로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젊은 피'가 응원가로 나오면 어깨동무를 하고 뜨겁게 응원가를 부른다고 한다. 

 

<『陸の王者,  慶應義塾>

 

- 게이오의 알프스 응원석을 보면  陸の王者, 慶應義塾(육지의 왕자, 게이오기주쿠)』란 거대한 현수막이 걸려 있다. 왜 육지의 왕자일까라는 의문이 여러번 들었다. 그래서 알아보니까 육지를 뜻하는 '陸' 한자가 음독을 하면 '리쿠 (りく)' 로 읽히는데, 숫자 '6(六)'이 일본어로도 '리쿠(りく)'로도 읽힌다. 해석해보면 6개 대학 중에 왕자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데, 야구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육지(=야구 그라운드)로 해석할 수 있어 이렇게 멋지게 표현한 것으로 생각이 든다.  若き血(젊은 피)』 가사에서도 마지막 부분이 "게이오 게이오 육지의 왕자 게이오"라고 되어 있는데 다시 생각해보아도 로망이 정말 멋있게 느껴진다. 

 

<若き血 가사>

 

<사진에 보이는 알프스석이 전부 게이오 고교 응원단이다>

 

-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하지만 때로는 팀보다 '큰' 선수도 있다. 대상은 게이오 고교의 에이스 오야케 마사키다. 2학년이지만 과감한 피칭과 뛰어난 위기 관리는 준결승이라는 무대에서 전혀 2학년 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츠지우라 니치다이 타선을 안타 7개 그리고 삼진 5개로 막으며 무실점 호투를 펼치는 등 기대 이상의 활약을 선보였다. 타선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선보였고 2회말 공격에서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2루타를 치는 등 투타에서 퍼펙트한 모습을 보였다. 게이오 고교가 우승한다면, 오야케 마사키가 선발로 출전한다는 가정하에, 그렇다면 MVP를 따놓은 당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단순히 올해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내년에도 3학년으로서 고시엔 구장에 다시 오게 된다면 프로의 주목은 더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2루타를 치고 환호하는 오야케 마사키>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하드캐리한 승리 요정 오야케 마사키>

 

- 경기 종료 후, 짧은 인터뷰에서 오야케 마사키는 결승전에 대해 "우리가 '야구를 즐기고, 관중들이 즐기고, 우리만의 야구를 하고, 우리만의 야구를 하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自分たちの『エンジョイ・ベースボール』で楽しんで、観客の皆さんも楽しんでもらって、自分たちの野球をして、自分たちの野球をすれば勝てると思う)"고 자신의 열정을 표현했다. 완봉을 한게 걱정이 되긴하지만 오야케 마사키와 유다 토우마의 투수전을 기대하고 싶다. 

 

<노부스케 아이타>

 

- 메가네군이라 불리는 게이오의 5번 타자 노부스케 아이타. 카나가와현 지방 대회 타율이 0.417, 그리고 고시엔에서의 타율은 0.389이다. 최근 10경기만 보았을 때 평균 타율 0.421, 16안타 13타점을 올린 중심 타선의 중심이라 말할 수 있을거 같다. 준결승 경기에서는 비록 4타수 1안타라는 아쉬운 활약을 펼쳤으나 상대가 츠지우라 니치다이의 에이스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소소한 할약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 선취 득점한 점수를 경기가 끝날때까지 지키는 것이 야구다라는 것을 증명하는 경기였다. 비록 2점밖에 내지 못했지만, 2점 리드를 필사적으로 지켰고 팀을 결승으로 이끌었다. 상대는 디펜딩 챔피언이자 올해 센바츠에서 패배를 안긴 센다이 이쿠에이. 게이오의 모리 타카히코 감독은 "우리는 항상 결과를 구하려고 하면 생각도 행동도 잘 되지 않는다.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을 해 나갈 뿐이므로 시합을 하고 끝나 보니 이기고 있었다는 것이 최고인 것이다. 그 순간이 오길 바란다(うちはいつも結果を求めようとすると思考も行動もうまくいかない。自分たちがやれることをやっていこうだけなので、試合をやって終わってみたら勝っていた、というのが最高。その瞬間が来ることを願いながらやりたい)"고 이렇게 자신의 짤막한 결승 진출 소감을 밝혔다. 103년만의 결승 진출, 축하한다. 

 

<모리 타카히코 감독>

 

 

 

2) 츠지우라 니치다이 고교

- 에이스 후지모토 시세이의 간절함, 애절함이 보여진 경기였다. 선발로 출전한 이토우 아야토가 3회만에 1점을 내준 뒤, 추가 실점을 막기 위해 긴급하게 후지모토 시세이가 올라왔다. 그리고 투혼을 던졌다. 5와 1/3이닝 동안 72개의 공만 던졌고 게이오의 폭발적인 타선을 안타 6개, 1실점으로 막으며 승리의 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게이오의 절대 철벽은 츠지우라 니치다이의 타선에게 안타를 허용하지 않았고 마지막 타자의 공이 플라이 아웃이 되며 츠지우라 니치다이의 쾌진격이 멈췄다. 그렇게 여름이 끝났다.  

 

<슬픔을 감추지 못하는 후지모토 시세이. 넌 혼자가 아니었어>

 

- 후지모토 시세이가 고시엔 5경기 동안 선발과 교체로 투입되며 던진 공은 총 365개. 평균 방어율 1.29, 피안타 25개, 탈삼진 17개, 5실점이라는 완벽에 가까운 피칭이었다. 이바라키현의 20년만의 결승 진출을 소망하였지만 여기까지였다. 하지만 2018년 대회에서 1회전 탈락팀이라는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피칭을 선보인 후지모토 시세이가 있었고, 첫 4강의 주역이 된 등번호 1번 뒤에는 모두가 있었다. 결승 진출에 비록 실패하였으나 베스트 4라는 것만 가지고 좋은 추억을 고시엔 구장에서 만들었기를 바란다. 

 

 

<모두가 함께한 츠지우라 니치다이의 여름이 끝났다>

 

 

 

<오른쪽에 있는 넷토 고시엔 캐스터 사이토 유키>

 

4강전 제 1경기 특별 해설 위원으로 2006년 고시엔에서 '손수건 왕자'로 이름을 날린, 마츠자카 다이스케와 기록의 경기를 펼쳤던, 전 닛폰햄 파이터즈 투수 사이토 유키가 등장하였다. 넷토고시엔에서도 MC로 자리를 잡으며 선수 관점에서 설명을 해주며 본격적인 방송 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1. 제 1경기 - 센다이 이쿠에이 고교(미야기현) vs. 카미무라 가쿠엔 고교(가고시마현) 

 

■ 승리팀: 센다이 이쿠에이

■ 경기 결과: 6-2 

■ 한 문장 평가: 진격의 센다이 이쿠에이

 

<경기 결과>

 

<양팀 선수에게 서로 인사>
<센다이 이쿠에이의 수비, 카미무라 가쿠엔 공격>
<샌다이 이쿠에이 수비 포지션 소개>
<대기 및 교체 선수>

 

■ 경기 내용

1) 센다이 이쿠에이

- 예상한 것과 같이 센다이 이쿠에이는 에이스 타카하시 코우키를 선발로 내세웠다. 결승에 이미 진출했다는 것을 가정한 듯, 타카하시 코우키는 정확히 5이닝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비록 2점을 내줬지만 카미무라 가쿠엔 타선을 5이닝 동안 안타 6개, 삼진 7개, 실점 2점만 내주는 거의 완벽한 피칭을 선보이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에이스 타카하시 코우키의 위엄>
<꽤 멋진 투구폼을 지닌 타카하시 코우키>

 

- 타카하시 코우키를 대신하여 6회부터 마운드에 올라온 또 다른 에이스 유다 토우마. 절대적이지는 않겠지만 만약 올해 고시엔에서 센다이 이쿠에이가 우승을 한다면 최우수 선수 타이틀은 유다 토우마에게 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고시엔에서 총 4경기에 선발 또는 교체로 출전하여 평균 방어율 3점대 초반을 보여주며 센다이 이쿠에이를 지지하는 거대한 기둥이 되었다. 9회초 카미무라 가쿠엔의 쇼바야시 코다이에게 첫 안타를 허용할 때까지 6회부터 퍼펙트 피칭을 하며 완벽하게 경기를 지배하였다. 

 

<투수 혼자 마운드를 잡아주는 촬영. 유다 토우마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

 

- 타선의 중심에는 스즈키 토우마가 있었다. 3대1로 아슬아슬 2점차 리드를 하고 있던 3회말. 타석에 들어선 스즈키 토쿠마는 주자 주루 상황에서 카미무라 가쿠엔의 2번째 투수 쿠로키 하루의 가운데 직구를 받아쳤다. 그리고 공은 포물선을 높게 그리며 그대로 전광판 왼쪽 담장을 넘기면서 대회 22호 홈런을 기록하는 동시에 2점을 추가하며 점수를 5대1로 벌렸다. 

 

<스즈키 토우마의 깔끔한 스윙. 이대로 공은 포물선을 그리며 홈런이 되었다>
<대회 22호 홈런을 치며 환호하는 스즈키 토우마>

 

- 스즈키 토우마의 활약은 수비에서도 빛났다. 5회초 카미무라 가쿠엔이 1점을 추가하며 5대2로 추격하는 상황. 2아웃 주자 2루에서 카미무라 가쿠엔의 아키모토 유타가 친 공이 좌익수 스즈키 토우마의 키를 넘기며 깊게 날아갈 때, 스즈키 토우마가 팔을 뻗으며 2루타성 안타를 잡아냈다 (이땐 정말로 안타 되는 줄...). 타카하시 코우키는 거의 포기했던 표정이었는데 스즈키 토우마가 잡았을 때 기쁨을 감추지 못했을 정도로 좋아했다. 같은 2학년인 유아사 오스케와 함께 5경기 모두 선발로 나온 스즈키 토우마는 매 경기마다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어 내년에도 무척 기대가 되는, 어쩌면 팀을 이끌 수 있는 선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스즈키 토우마가 2루타성 타구를 잡았을 때 나도 모르게 환호를>
<격하게 좋아하는 타카하시 코우키>

 

- 센다이 이쿠에이의 하시모토 코가는 2022년 여름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고시엔에서만 통산 23개의 안타를 기록하며 고시엔 최다 안타 공동 4위에 올라섰다. 1위는 오사카 PL 가쿠엔의 일명 KK콤비였던 키요하라 카즈히로의 27개, 2위도 같은 학교의 쿠와타 마스미의 25개. 지난 여름부터 연속 7경기 멀티히트를 쳤으나 이번 준결승에서는 철저하게 팀의 승리를 위해 1안타에만 그쳤다. 하지만 결승 최종전에서 최소 2개 이상의 멀티히트를 기록한다면 최소 쿠와타 마스미와 동급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하시모토 코가의 고시엔 통산 안타. 준결승에서 1개 안타를 추가하며 자신의 기록을 23개로 늘렸다>
<결승으로 가는 티켓 확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오늘의 승리 요정, 스즈키 토우마. 2점 홈런
<결승 진출 기념 인터뷰 중인 스에 와타루 감독>
<고시엔 구장의 하늘은 스카이 블루입니다>

 

2) 카미무라 가쿠엔 고교

- 가고시마현 대표 고교가 고시엔 4강에 마지막으로 진출했을 때는 지금으로부터 17년 전 가고시마 공업 고교였고, 카미무라 가쿠엔은 2회전 진출이 자신들의 최고 기록이었지만, 이제는 4강 진출이라는 영광의 증표를 가슴에 새기게 되었다. 

 

<카미무라 가쿠엔 고교 수비 포지션 소개>
<카미무라 가쿠엔 고교의 오다 다이스케 감독>

 

- 카미무라 가쿠엔 고교를 지탱하는 두명의 에이스, 마츠나가 유토와 쿠로키 하루. 선발로 출전한 마츠나가 유토가 1과 1/3이닝만에 마운드에서 내려가며 쿠로키 하루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지난 8강에서도 계투로 나왔으나 이렇게 빨리 나온적은 처음이었다. 그리고 남은 6과 2/3이닝 동안 128개의 공을 던졌고 홈런 1개 포함 6안타, 6실점(자책 4점)을 내주면서도 자신의 역할을 끝까지 마무리하였다. 

- 카미무라 가쿠엔 타선은 센다이 유다 토우마에 막혀 6회 이후에는 단 1개의 안타만 가까스로 기록하였을 뿐 철저하게 농락을 당했다. 투수 교체 전 2회와 5회 각각 1점씩 득점하였을 때 이제 추격을 시작하나 생각하였으나 유다 토우마는 그러한 카미무라 가쿠엔의 타선을 철저하게 봉쇄하였다. 

 

 

- 실점 위기에 빠졌을 때, 전령이 올라와서 감독 지시를 전달하였다. 이때 자세히 보니 전령이 쿠로키 하루의 등을 계속 가볍게 두드려주고 있었다. 분명 긴장하고 있었을 쿠로키 하루를 풀어주기 위해 한 것으로 보였는데, 저런 사소한 배려가 있다니. 감독의 지시였든 전령이 스스로 했었든 카미무라 가쿠엔, 너네 정말 멋있어. 

 

<쿠로키 하루를 진정시키는 전령>
<쿠로키 하루의 눈물>

 

- 차마 보기 힘든 슬픈 장면이었다. 3년간 함께 훈련하고 경기를 뛰고 서로에게 의지하고 에이스로 학교의 자랑이었던 2명의 에이스가 자신들이 여름이 끝난 것이 확정되자 저렇게 서로 안아줄때 나도 모르게 눈시울을 흘렸다. 그래도 4강까지 갔으니, 후회는 없을 것이다. 아니, 4강까지 간거 진짜 대단한거다. 4강을 진출했다는 타이틀을 자부심 삼아 가슴을 가득펴길 바란다. 

 

<서로 지탱해주던 2명의 에이스 마츠나가 유토와 쿠로키 하루. 이렇게 그들의 여름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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