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기억 18

한 달 뒤가 기다려지는.

정확히 30일 남았다. 녹황색사회 (緑黄色社会)와 세카이노 오와리(SEKAI NO OWARI) 콘서트까지.  5월 30일에 나고야에서 『緑黄色夜祭 vol. 12』 콘서트를 보고, 다음날 도쿄로 이동해 6월 1일에 사이타마에서 세카이노 오와리 『 深海』를 보고 귀국하는 일정이다. 이게 다 테일러 스위프트 에라스 투어 이후 생긴 콘서트 병이다.  어차피 내한 공연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되고(SEKAI NO OWARI는 그래도 2017년 내한 때 갔었음 후후), 설마 공연이 성사되더라도 경쟁률은 어마어마하게 치열하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니 차라리 일본을 가는게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청량한 느낌의 여름 곡 'サマータイムシンデレラ' 라이브도 기대되고, 동화 같은 '眠り姫'를 다시 듣는 것도 설레고. 하루..

기억의기억 2024.04.29

내가 웃을 수 밖에 없는 이유.

히히히히히하하하하호호호호. 주체할 수 없는 웃음이 계속되고 있다. 신년이 되어서도 일 때문에 바빠 정신이 없는데도 디데이가 가까워지니 마음속으로는 행복이 점차 커지고 있다. 왜냐고? 테일러 스위프트 The Eras Tour 콘서트에 드디어 가기 때문이다. 그것도 도쿄콘 첫날 공연으로! 작년 미국 투어를 보면서 나도 가고 싶어라는 생각만 가득했다. 아시아는 도쿄와 싱가포르만 있어서 경쟁이 치열해서 티켓잼만 보면서 거의 포기 상태였다. 그런데!! 내가 납득 가능한 범위의 가격으로 티켓이 올라와서 간단한 확인만 하고 셀러분이랑 라인으로 이야기를 했다. 다행히도 셀러분이 정말 좋으신 분이라 돈 입금을 하자마자 티켓을 보내주셔서 안심이 되었다. 티켓잼 후기를 보니 티켓을 못받았다는 사람도 있고 그래서 노심초사했는..

기억의기억 2024.01.15

2023년 안녕, 2024년 안녕

11월에 마지막 글을 쓴 뒤로 한달 동안 블로그를 방치하였다. 블로그를 방치한 12월은 정신없었던 한달이었다. 먼저 회사 이야기를 해보자면. 첫째는 생성형 AI. 10월부터 관련 내용으로 조금씩 리서치 업무를 하다가, 11월부터 본격적으로 담당을 하게 되었다. 과연 현재 시점의 생성형 AI가 얼마나 우리 개발 속도를 증가시킬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업계 사람들을 만나고 각종 자료 조사를 하면서 흐름을 읽고 인사이트를 찾고, 여러 R&D를 진행해보며 답을 찾는 시기였다. 지금 단계에서 꺼낼 수 있는 말은 현재 R&D 진행 중에 있는 생성형 AI는 개발 관점에서 매우 진보적인 것이라는 생각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여러 좋은 점 하나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테스트가 가능하다는 것 뿐만 아닌..

기억의기억 2023.12.30

오늘보다 내일이 더 행복해질 우리에게.

11월은 우리의 결혼기념일이 있는 달.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는 멋진 옷으로 차려입고, 분위기가 있는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것을 먹으며 한참 멋을 부렸을텐데, 육아가 시작되고 나서는 그러한 시간을 내는 것도 사치라고 생각될 정도로 어려워졌다. 그래도 결혼기념일이니 분위기는 내야지. 업무 시간 도중, 짬을 내어 케익을 주문하고, 꽃가게에 가서 이쁜 꽃을 주문하고. 결혼기념일을 준비하며 지금까지 우리에게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 잠시 생각해보았다. 출퇴근이 적당한 거리에 우리만의 보금자리를 찾았고, 그곳에서 알콩달콩한 신혼을 즐기고, 엄마를 쏙 닮은 이쁜 아이가 우리에게 와주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함의 전부였다. 그렇지만 모든 것이 완벽하지는 않았다. 특히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부터는. 물론 아이가 태어나..

기억의기억 2023.11.19

[KBO] LG 트윈스 2023 한국 시리즈 우승!

신은 2023년, 오랜 시간 우승 경험해보지 못한 야구팀에서 특별한 선물을 각각 선사해주었다. 먼저, 8월에는 게이오 고등학교에 107년만의 고시엔 우승을 가져다 주었고 이후에는 미국의 텍사스 레인저스에게 창단 첫 월드 시리즈 우승을 가져다 주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일본의 한신 타이거즈에게 38년만에 일본 시리즈 우승을 전달해주었고 몇일 전에는 대만의 웨이취안 드래곤즈에게 24년만의 우승을 쥐어주었고 마지막으로 한국의 LG 트윈스에게 29년의 기다림 끝에 3번째 우승을 선사하셨다. 12살의 꼬꼬마는 29년이 지난 40대 아재가 되어버렸다. 무슨 설명이 필요 있겠는가. 감동의 눈물만이 가득하다.

기억의기억 2023.11.13

이것은 스파게티가 아닙니다, 소울 푸드입니다.

오늘 저녁은 나폴리탄. 지난번에는 케첩으로만 만들어서 현지 맛과는 너무나도 차이가 나 아쉬웠다. 이번에는 도쿄에서 아예 나폴리탄 전용 소스를 사왔다. 덤으로 호텔 근처 나폴리탄 음식점에 가서 어떻게 만드는지도 나폴리탄을 먹으면서 곁눈질 했으니 맛을 을 재현하는 것만 남았다. 적당한 양의 파스타면을 물에 넣고 끓기를 기다리는 사이, 마트에서 산 피망과 소세지를 먹음직스럽게 다듬여 약한 불에 살짝 조리한다. 파스타가 적당하게 익으면 후라이팬에 나폴리탄 소스를 붓고 파스타면과 피망과 소세지를 함께 볶는다. 그러면 나폴리탄 조리 완료. 맛은 나폴리탄 음식점의 그것까지는 아니지만 나폴리탄 소스 덕분인지 맛은 기대한 것 기대 이상. 아사히 맥주까지 함께니 이게 행복인 것 같다. 하하.

기억의기억 2023.09.27

1000일 동안 조금 더 자란 너.

저 멀리 양을 보더니 아빠 손을 놓고 힘차게 달려간다. 양을 안아준다 그리고 아빠가 다가가니 해맑게 웃으면서 아빠를 바라본다. 예전에는 상상조차 못할 행복과 즐거움의 감정을 매일매일 느끼고 있다. 그리고 어느새 훌쩍 자랐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언제까지나 아이의 뒤에서 아이가 나아가는 모습을 지켜봐줘야지.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이 자리를 지켜줘야지. 그래서 지금 나는, 우리 가족은 정말 행복하다. 그리고 행복하니까 모든게 좋다. 소중했던 천일동안 밝고 즐겁고 건강하게 자라줘서 고마워. 사랑해.

기억의기억 2023.09.15

톰은 어텀을 만났다.

우주 안에 자전과 공전을 하는 우리가 사는 지구는 운명적으로 계절의 변화를 가진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는 것. 썸머가 가고 어텀을 만난다는 것. 우연의 변화가 아닌 운명적인 변화인 것이다. 하지만 톰이 어텀에게 다시 돌아가 이름을 묻지 않았다면, 적어도 톰에게 있어 사랑의 계절은 썸머에게서 끝났을 것이다. 체감상으로는 이미 가을. 9월 첫 토요일은 양평이었다. 야외 소파에 누워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았다. 올해의 여름은 마음이 생각한 것처럼 작년의 여름과는 확연히 달라서 좋았고, 내년의 여름은 이번의 것과는 똑같지 않을 것이라고 속삭여주는 것 같아 좋았다. 19세기 영국시인 존 키츠가 '인생은 눈물의 골짜기'라고 비유하였는데, 인생이라는 것은 우리의 염원을 다지는 골짜기이자 삶에게 다쳐가며 다져가는 것..

기억의기억 2023.09.03

8월의 일들.

끝이 보이지 않을거 같았던 폭염이 사라지고 가을이 성큼 한 걸음 다가왔다. 그 사이 1차 목표도 마무리하였고 고시엔도 끝나버렸고 이제 얼마남지 않은 초록의 냄새에도 안녕을 고해야지, 그리고 순식간에 지나갈 노랑과 빨강의 아름다움을 만끽해야지. 밤기운이 선선해졌다. 2023년도 이렇게 저물어 가는구나. 꽤 열심히 지내왔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아니구나. 그래도 더 열심히 즐겁게 남은 시간을 보내야겠다. 판교의 저녁 하늘은 이대로 계속 있어줬으면 좋겠다. 어쩌면 가을 같았던 8월의 어떤 수요일.

기억의기억 2023.08.31

페이즈 1 마무리 그리고.

먼저 1년 반이라는 기간 동안 페이즈 1의 결과물을 멋지게 만들어낸 울 회사 모든 분들에게 수고했다고 고생했다고 그리고 멋지다고 말하고 싶다. 우리가 만든 결과물을 테스트를 하고 내외부 평가를 거치면서 매우 만족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으며, 그리고 우리의 능력이 벌써부터 인정 받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마치 물건이 제대로 나왔다라는 확신마저 들었으니까. 타운홀 미팅을 통해서 공유된 우리가 앞으로 걸어갈 길, 그 과정에서 해야하는 일, 나아가 길 끝에 놓여진 비전에 대해서도 의심할 여지가 없는 자신감과 굳건한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힘차게 뛰어왔던 모두에게 주어진 꿀 같은 휴식. 이곳에 온지 이제 1년 가까이 되는데,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멋진 일을 하고 있다는 것에 매우 감사하다..

기억의기억 2023.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