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가다 9

Taylor Swift : The Eras Tour

"Thank you the most generous thoughtful loving fans on the planet. This is all because of you and all for you. (지구상에서 가장 다정한 팬 여러분께)" 우리는 지금 테일러 스위프트 시대에 살고 있다. 전 세계가 테일러 스위프트 'The Eras Tour'에 열광하고 있다. 각 나라 정치인들이 직접 편지를 보내 자국에서 투어가 진행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하고, 투어가 열리는 도시에서는 임시로 도시 이름을 테일러와 비슷하게 변경하는 등, 가히 테일러가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이다. (제발 지배해줬으면) 테일러 스위트트의 이번 투어가 만들어내는 경제 효과는 가히 그 어떤 투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다...

극장에가다 2023.11.08

블루 자이언트.

"나는, 세계 최고의 재즈 플레이어가 될거다 (オレは、世界一のジャズプレーヤーになる)" 솔직하게 말하자면, 영화라기 보다는 라이브 공연을 보는 느낌이었다. 음악으로 가득찬, 음악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영화관에서 보는게 아깝지 않았다. OTT나 핸드폰으로 보았다면 분명 후회했을 것이다. JAZZ는 조용하고 세련된 이미지지만, JASS가 연주하는 곡은 아마추어임에도 좋은 의미로 거칠고 뜨겁고 진심으로 멋지다고 생각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드러머 타마다 슌지의 성장. 다른 멤버들과 비교하여 스스로 열등하다고 생각하고 연주 후 관객에서 싸인을 받지 못해 우울해 하고 있을 때, 관객 중 한명이 조용히 다가와 '드럼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말을 건네 주었다. 결과 뿐만 아니라 과정도 지켜보고 있다는 사람이..

극장에가다 2023.10.30

신문기자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형태만 있으면 된다 (この国の民主主義は形だけでいい)" 첫번째 이야기, 홍콩에서. 2021년 6월 24일, 홍콩의 마지막 자유로 상징되던 '빈과일보(蘋果日報)'가 폐간하였다. 마지막 신문이 나오던 그날 늦은 밤, 수많은 홍콩 사람들이 본사 앞에 모여 마지막 호 신문을 들고 무언의 지지와 응원을 보냈다. 마지막 호 신문은 총 100만부가 발생되었고 전량 소진이 되었다고 한다. 홍콩 전체 인구가 약 750만명인데 전체 인구의 13% 가까이가 구매한 셈이다.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이 시행된 이후, 사그라들던 홍콩의 자유와 민주화 운동에 마지막 타격을 날린 것이다. 그렇게 수백여년간 이어져왔던 홍콩의 자유는 빈과일보의 폐간과 함께 무너져버렸다. 두번째 이야기, 미국에서 미국 보수우파를 ..

극장에가다 2023.09.14

콜드 워.

"사랑에 빠지면 시간은 상관없어요.(The time doesn’t matter when you’re in love)" 7월의 어느 일요일 밤, 를 보았다. 잠들기엔 어중간한 시간이라 그전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를 보기로 했다.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아마존 프라임에도 없었다. 혹시나 결제를 해야하나 생각했는데 역시 그랬다. 어차피 결제도 염두해두고 있어서 큰 고민은 없었지만 멋진 영화가 OTT에 없다는 것은 아쉬움이랄까. 이데올로기가 전부였던 1949년의 폴란드. 두 남녀가 합창단에서 만났다. 여자는 지독한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남자는 오로지 생존만을 위해서 음악을 선택하였다. 비록 다른 목적으로 만났지만 여자와 남자는 첫 눈에 반하고 금새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이념으로 가득했던 사회는 ..

극장에가다 2023.08.27

보이후드.

몸살때문에 누워있는 것을 빼고 아무것도 못하고 있었던 지지난주 어느날, 언젠가 꼭 봐야겠다고 생각만했던 보이후드를 보았다. 한 소년이 청년이 되기까지 12년간의 일상을 무덤덤하게 기록한 성장 영화이다. 그런데 이 영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엄마의 치열했던 삶의 나날들을 보여주는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더욱 깊숙하게 들었다. 소년의 이야기인 지만, 소년의 유년기를 담은 라고. 첫번째 이혼 후, 더 나은 환경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싶어 엄마는 큰 도시로 이사를 간다. 아무것도 몰랐던 철없던 시절에 낳은 아이들을 책임지기 위해 뒤늦게나마 대학에 들어가 공부를 한다. 중간에 새로운 남자와 사랑에 빠져 재혼을 하고 차분한 삶을 살거라 믿었지만 그런 생활도 오래가지 못했다. 두번째 이혼 후, 엄마는 아이들을 보호하고자..

극장에가다 2023.07.16

남은 인생 10년.

아무런 정보 없이 갑작스럽게 보았던 . 누군가가 죽어가는 시한부 이야기가 아닌, 남은 10년을 살아가는 마츠리와 카즈의 이야기였다. 봄날의 벚꽃, 여름날의 바다, 가을날의 단풍, 그리고 겨울날의 눈,10년의 세월 속 계절의 변화와 그 공기감이 일상의 다른 연인들처럼 마츠리와 카즈가 연인의 온전한 즐거움과 기쁨을 더욱 크게 만들고 일상의 다른 연인들처럼 열심히 달콤하게 사랑하고 행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카즈는 알면서도 온 마음을 다해 마츠리를 사랑했고, 마츠리도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후회하지 않고 카즈를 사랑했다. 마츠리가 카즈와의 기록을 하나씩 지워가며 이별을 고할 때, 평행 세계에서 이 둘이 장을 보고 손을 잡고 돌아오는 것을 상상하는 일상의 모습이 좋았다. 비록 짧은 사랑이었지만 마츠리에게는 ..

극장에가다 2023.06.11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3

"Someday I'm gonna make great machines that fly. And me and my friends are gonna go flying together, into the forever and beautiful sky. Lylla, Teefs, Floor, and me, Rocket." 똑똑한 너구리, 인공 다리를 가진 토끼, 바퀴가 달린 바다코끼리, 그리고 금속 팔을 가진 수달. 로켓, 플로어, 티프스, 그리고 라일라가 차가운 바닥에 누워 천당을 바라보는 모습이 좋았다. 의도된 장면이었겠지만 4명이 마치 한 곳에 누워서 철창이 없는 하늘을 상상하는 따뜻함이 느껴졌으니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뭐길래, 이건 분명 SF,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인데 왜 눈물이 멈추지 않고 계속 흐르..

극장에가다 2023.06.05

타이타닉

이제서야 영화관에서 타이타닉을 보았다. 자그마치 2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영화관에서 고화질의 레오를 만나기까지. TV를 통해 수없이 보았지만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큰 화면에서 리즈시절의 인류최강이었던, 여전히 멋지지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볼 수 없을 거 같다는 생각이 가득했으니까. 3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타이타닉의 사람들에게만 온전히 집중하여서 좋았다. 잭과 로즈는 물론 주변 인물들, 그리고 어쩌면 1분도 채 나오지 않았던 잠깐 스쳐지나갔었을 듯한 사람들의 모습이 다시 영화에서 더욱 또렷하게 보게 되어서 좋았다. 대사를 외울 정도로, 장면 하나하나가 기억 날 정도로 수십번이나 보았는데도 여전히 아련한 감정이 마음 한 곳에서 느껴졌다. 이딴 로맨스 영화를 왜 보냐고 형편없이 불만을 말하던 철없던..

극장에가다 2023.02.19

First Love 初恋

2022년 12월은 행복했다. 「First Love 初恋」로 가득한 한달이었으니까. 퇴근하면 집으로 바로 가서 드라마를 보는게 즐거움이자 행복이었다. 결말이 어떻게 될지는 뻔히 알고 있었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일드를 안본지 오래되었는디 이렇게 다시 일드에 빠지게 되다니. 오랜만의 설레임이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이거 꼭 보세요 하고 싶을 정도였으니까. 첫사랑 이야기다. 과거에 사랑에 빠지고, 의도치 않게 이별을 하고 서로 떨어져 살아오다가, 현재가 되어 우연히 만나 사랑으로 끝나는. 첫사랑에 관한 클리셰로 가득찼지만 좋았던 이유는 우타다 히카루의 음악에 있지 않았을까. 드라마 자체가 우타다 히카루의 음악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는데 그런 것이 좋았다. 드라마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우타다 히카루의 ..

극장에가다 2023.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