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에 빠지면 시간은 상관없어요.(The time doesn’t matter when you’re in love)"
7월의 어느 일요일 밤, <콜드 워>를 보았다. 잠들기엔 어중간한 시간이라 그전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를 보기로 했다.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아마존 프라임에도 없었다. 혹시나 결제를 해야하나 생각했는데 역시 그랬다. 어차피 결제도 염두해두고 있어서 큰 고민은 없었지만 멋진 영화가 OTT에 없다는 것은 아쉬움이랄까.
이데올로기가 전부였던 1949년의 폴란드. 두 남녀가 합창단에서 만났다. 여자는 지독한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남자는 오로지 생존만을 위해서 음악을 선택하였다. 비록 다른 목적으로 만났지만 여자와 남자는 첫 눈에 반하고 금새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이념으로 가득했던 사회는 그들의 사랑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1952년 독일 베를린에서 안타까운 이별을, 1954년 프랑스 파리에서 운명적인 짧은 만남과 긴 헤어짐, 그리고 돌고돌아 1959년 첫 눈에 반했던 폴란드에서 결국 다시 사랑을 완성한다.
평이하다면 평이하다고 말할 수 있는 서사. 그러나 가장 차가웠던 시대에서 가장 뜨거운 사랑으로 빛났다. 이분법으로만 가득했던 사회적 분위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15년의 시간 흐름속에서 주인공 남녀가 겪었던 전쟁 같은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기에 평범하지만 예술적인 제목이 되지 않았을까. 그래서 흑백의 프레임 안에서 보여졌던 오로지 두 사람의 진짜 감정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거기에 흑백 영화의 고전적인 촬영법, 파블리코프스키 감독의 사랑스러운 시선이 <콜드 워>에 덧붙여져서 색다른 흡입력을 느낄 수 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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