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안에 자전과 공전을 하는 우리가 사는 지구는 운명적으로 계절의 변화를 가진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는 것. 썸머가 가고 어텀을 만난다는 것. 우연의 변화가 아닌 운명적인 변화인 것이다. 하지만 톰이 어텀에게 다시 돌아가 이름을 묻지 않았다면, 적어도 톰에게 있어 사랑의 계절은 썸머에게서 끝났을 것이다.
체감상으로는 이미 가을. 9월 첫 토요일은 양평이었다. 야외 소파에 누워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았다. 올해의 여름은 마음이 생각한 것처럼 작년의 여름과는 확연히 달라서 좋았고, 내년의 여름은 이번의 것과는 똑같지 않을 것이라고 속삭여주는 것 같아 좋았다. 19세기 영국시인 존 키츠가 '인생은 눈물의 골짜기'라고 비유하였는데, 인생이라는 것은 우리의 염원을 다지는 골짜기이자 삶에게 다쳐가며 다져가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고생은 가능하면 피해가야 좋겠지만, 부딪혔을 때는 반드시 스스로 답을 찾아내야 하는 것이라고. 거기에 하나만 더한다면 '우리 곁엔 늘 누군가가 반드시 함께 있다는 것. 이겨낼 힘을 주는 누군가가'.
이렇게 가을을 성큼 맞이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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