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06. 여행 첫날. 

 

 

4개월만에 다시 가는 도쿄. 이번에 도쿄를 가는 이유는 단 하나다. 테일러 스위프트 'The Eras Tour' 도쿄 콘서트에 가는거다. 2023년 북미와 남미 투어로 전 세계를 휩쓸었던 스위프트 열풍이 2월 7일 도쿄 콘서트를 시작으로 다시 시작된다. 어떻게든 가고 싶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싱가포르에서만 콘서트가 진행될 예정이었기에 이번이 아니면 다시는 못볼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든 콘서트를 가고 싶어 리셀표를 사고자 하루에 몇번이나 티켓잼을 들락날락거렸다. 혹시나 좋은 가격대의 티켓이 있을지 희망을 하며. 간절하면 꿈이 이뤄진다고 했던가. 내가 생각하던 범위의 가격대의 티켓을 찾을 수 있었고, 리셀러 분과 디테일한 이야기를 하면서 결국 도쿄행 티켓을 구했다. 테일러 스위프트 콘서트 티켓을 얻은 동시에, 비행기와 호텔도 재빠르게 구매를 마쳤다. 이제 도쿄만 가면 된다.

 

드디어 2월 6일 출국날이 되었다. 싸늘함이 여전히 느껴지는 새벽 분위기를 뚫고 도착한 인천공항 1터미널. 정말 오랜만이다. 3~4년전에 홍콩 갈 때 이후로는 처음이다. 계속 대한항공만 이용해서 2터미널만 다니다보니 낯선 느낌이다. 새벽임에도 사람들로 가득하고 분주했다. 아침 일찍부터 저마다의 목적지로 가고 싶어하는 즐거움이 얼굴에서 보이는 듯 하다. 

 

출국 심사를 마치고, 주문한 면세품을 찾고, 아시아나 항공 비즈니스 라운지로 향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개인적으로 아시아나 항공 비즈니스 라운지가 대한항공의 그것보다 좋다는 생각이다. 규모, 깔끔함, 새로움 등에서는 대한항공 비즈니스 라운지와 비교할 수 없겠지만, 아시아나 항공 비즈니스 라운지는 자체만의 매력이 있다. 특히 먹을 것에서. 풍부하고 다채로운 음식들을 제공하고 있어 아침 일찍 공항에 오는 사람들의 배고픔의 니즈를 정확히 공략하고 있어 인기가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의 경영 악화가 아니었다면, 대한항공의 그것처럼 장소도 대규모로 만들고 지금보다 훨씬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현실은 슬프게도 회사의 명운이 걸려 있는 상태에서 이정도의 퀄리티를 변함없이 제공하고 유지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만족감을 경험했다. 

 

 

 

출국 시간이 가까워져 게이트로 향했다. 아시아나 항공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A380 기종 때문이었다. 한번쯤은 타고 싶었는데 그렇다고 뉴욕, LA를 당장 갈 수 없으니 도쿄라도 이렇게라도 가고 싶었다. 팬더믹까지는 대부분의 기종이 퇴역 예정있어지만, 팬더믹 이후 급격히 증가한 여행 수요에 의해 다시 상업 운행을 하게된 A380의 운명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궁금해진다. 

 

티켓 구매를 할 때 스타리움 비즈니스석을 노렸지만 이미 만석. 아쉽지만 2층 비즈니스석으로 선택하였다. 나리타로 향하는 동안 후지산을 보고 싶어서 일부러 우측 창측을 선택했는데, 날씨가 도와주지 않을 거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서울도 그렇지만 도쿄에도 흔하지 않은 폭설이 내렸다고 하니 후지산을 보는 건 어려울 듯 싶은 걱정이 앞섰다. 그리고 실제로 후지산 근처는 구름으로 짙게 가려져 있어 후지산의 끝자락도 보지 못했다. 

 

 

 

전날 내렸던 눈 때문인가. 비행기 날개에 쌓여 얼어붙은 눈을 제거하느라 이륙이 늦어졌다. 비행기의 눈 제거를 저렇게 하다니, 신기하게 느껴진다. 30분 정도 지났을까. 이제 곧 이륙한다는 기장의 안내 방송이 나왔다. 4개월만에 도쿄에 가서 기분이 좋은 것도 있지만, 테일러 스위프트 콘서트를 직접 보게 된다는 기분이 커서 마음을 가라 앉힐 수가 없었다. 나름대로 콘서트 기분을 내고 싶어 엣시에서 '우정 팔찌'도 주문했지만, 출국 전날까지도 도착하지 않아 콘서트와 관련된 어떠한 악세서리나 코스튬도 하지 못해 제대로 준비 못한 나를 탓한다. 그래도 가서 실컷 즐길 것은 변함이 없다. 

 

 

 

 

 

이륙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좌석 벨트 사인이 꺼졌다. 비행기도 구경할 겸 자리에서 일어나 이곳저곳을 구경했다. A380은 생각 이상으로 컸다. 특히 화장실이! 일반 비행기의 화장실과 비교하면 여기는 천국이구나라는 생각이 번쩍 들었따. 여기서 누워 가도 좋을 정도로? 화장실 사용을 기다릴 때도 넓은 좌석에 앉아서 기다릴 수 있다는 것도 좋아보였다. 아시아나의 A380 인테리어가 이렇게 좋다면 다른 항공사의 A380 인테리어도 궁금해질 따름이다.

 

기내식을 먹고 도쿄에 도착하면 무엇을 할까 이런 저런 계획을 짜보았다. 사실 이번 여행은 별다른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다. 테일러 스위프트 콘서트가 주된 목적이라 어디를 꼭 가야한다라는 일정상의 압박은 없어서 편하게 다닐 생각이었다. 그래도 다시 오는 도쿄에서 의미있는 시간을 풍부하게 지내고 싶어 '도쿄 음악 투어'라는 나름대로의 테마를 생각해보았다. 실제로 음악과 관련된 몇몇 장소를 구글맵에 표시를 했기 때문에, 시간이 허락되면 꼭 가봐야지. 

 

그렇게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어느새 도쿄 상공에 가까워졌다는 안내 방송이 나오고 착륙 준비를 한다. 도쿄 하늘은 흐리고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게 비행기 창문을 통해 보였다. 그리고 어느새 나리타 공항에 비행기는 사뿐히 착륙을 하였다. 

 

다시 만나서 반가워, 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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