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경기 결과: 히로시마 상업 고교 승리

학교명 1 2 3 4 5 6 7 8 9 R H E
요코하마 세이료 고교 (카나가와현) 0 0 1 0 0 0 0 1 0 2 6 4
히로시마 상업 고교 (히로시마현) 2 0 2 3 1 1 0 1 X 10 11 0

 

2. 경기 내용

(1) 히로시마 상업 고교

경기 초반부터 전통적인 ‘히로쇼 야구’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내야 땅볼로 선취점을 내고, 곧바로 스퀴즈 번트로 추가점을 얻는 그들의 1회 공격에는 오랜 세월 쌓아온 ‘히로쇼’ 야구의 정수가 담겨 있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단순한 전통의 계승에 머물지 않고, 현대에 맞춘 새로운 시도가 숨어 있었다. 1점을 앞선 1회 1사 1·3루 상황에서 5번 타자 후지타 료헤이는 떨어지는 변화구에 절묘하게 배트를 대어, 타구의 힘을 빼며 1루 방향으로 굴리는 스퀴즈 번트를 성공시켰다. “1회 득점은 중요하기 때문에 확실하게 가고자 했다”는 아라타니 타다카츠 감독의 지휘 아래, 후지타는 “평소에 꾸준히 연습해왔던 것이기에 침착하게 할 수 있었고, 단순히 기뻤다”며 안도의 미소를 보였다. 이후 히로시마 상업은 상대의 볼넷과 실책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안타 11개가 전부 단타임에도 불구하고 총 10득점을 올리며 완승을 거뒀다.

“요코하마 세이료 고교는 정말 좋은 팀이라 존중하는 마음으로 맞섰다. 1회에 2점을 먼저 낼 수 있었기에 흐름을 탈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날은 벤치에 든 20명의 선수 중 19명을 기용,

“선수들에게는 처음 밟는 고시엔 무대이기 때문에 많은 선수를 쓸 수 있어서 좋았다고 생각한다. 다음 경기도 총력전이 될 거라고 본다. 다양한 선수가 고시엔 경험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은 큰 수확다.”

 

히로시마상업은 전통적으로 소기술과 기동력을 살려 점수를 쌓고 경기의 주도권을 잡는 ‘작은 야구’로 잘 알려져 있다. 봄·여름 합쳐 7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운 이 명문은, 그러나 2004년 여름을 끝으로 2019년까지 고시엔 무대를 밟지 못하는 암흑기도 겪었다. 그 반등을 이끈 인물이 2018년 여름 취임한 아라타니 감독이다. 그는 부임 직후 모든 선수들에게 개인 연습일지를 작성하게 했다.

“지금 시대에는 정신력만 강조하는 건 안 된다. 훈련의 결과를 눈에 보이는 형태로 남기는 것이 설득력을 가진다.”

 

선수들은 매일 타격 훈련, 연습경기 결과, 번트 성공률, 2스트라이크 이후 파울로 버틴 횟수 등 다양한 항목을 기록한다. 후지타는 “숫자로 기록을 남기니 자신의 성장 과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며 그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 왜 이렇게 세세한 부분에 집착할까. 후지타는 이렇게 설명한다.

“요즘 투수 수준이 정말 높아졌고, 우리 팀에는 사립 강호처럼 뛰어난 재능을 지닌 선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1점의 가치가 엄청나게 크다.”

 

주장인 니시무라 긴지 역시 “장타에 대한 욕심을 내면 곧 패배로 이어진다. 각자가 할 수 있는 것을 철저하게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히로시마 상업의 2회전 상대는 피지컬과 장타력이 강한 서부의 왕자라 불리는 효고현의 토요 다이 히메지 고교.  아라타니 감독은 담담하게 말한다.

“그럴수록 지혜를 짜내는 것이 히로쇼답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야구를 제대로 준비해 가겠다.”

 

전통을 단순히 답습하지 않고, 지금 시대에 맞게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것. 그 안에야말로 히로시마 상업의 진정한 강함이 담겨 있다. 이 승리로 히로시마 상업은 히로시마현 대표팀 통산 219승을 기록하며, 카나가와현을 제치고 고시엔 승수 부문 단독 6위에 올랐다.

 

 주요 선수 성적

- 투수

투수명 ERA 이닝 투구수 피안타 탈삼진 실점 (자책)  사사구
오오무네 카즈키 3.00 6 105 5 5 2 (2) 3
야마다 류야 0.00 1⅔ 12 0 0 0 1
토쿠나가 히로토 0.00 1⅓ 23 1 1 0 1
합계   9 140 6 6 2 (2) 5

 

- 타자

타자명 타수 득점 안타 타점 타율 홈런 사구 피투구수
니시무라 긴지 4 1 2 1 0.500 0 2 24
오다 켄토 4 1 1 1 0.250 0 0 10
스에다 료헤이 (교체) 1 0 0 0 0.000 0 0 2
산다 케이신 3 1 1 1 0.333 0 1 24
나고시 타카노리 5 0 0 1 0.000 0 0 29
코이케 료타로 (교체) 0 0 0 0 - 0 0 0
나가타니 아유무 (교체) 1 0 0 0 0.000 0 0 2
후지타 료헤이 2 0 1 1 0.500 0 0 9
칸 타이치 (교체) 2 0 1 0 0.500 0 0 5
카타오카 토라지 2 2 1 1 0.500 0 3 20
야나이 아키토 (교체) 0 0 0 0 - 0 0 0
타베 잇사 4 2 2 0 0.500 0 0 18
쇼다 료스케 (교체) 1 0 0 0 0.000 0 0 2
오오무네 카즈키 1 1 0 0 0.000 0 2 12
야마모토 켄타 (교체) 1 0 1 0 1.000 0 0 5
요시토모코 히로토 (교체) 0 1 0 0 - 0 0 0
야마다 류야 (교체) 0 0 0 0 - 0 0 0
토무나카 히로토 (교체) 1 0 0 0 0.000 0 0 4
나카모토 타쿠시 3 1 1 1 0.333 0 2 19
합계 35 10 11 7 0.314 0 10 184

 

(2) 요코하마 세이료 고교 

요코하마 세이료 고교가 '21세기 전형'으로 선정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부활동을 운영하는 '자치' 시스템 덕분이다. 이 자치 시스템은 '내야', '타격', '데이터', '친목' 등 다양한 주제별로 13개의 소그룹을 만들어 각 팀에 리더를 두고, 선수들만의 힘으로 훈련 메뉴와 과제를 설정하는 구조다. 각 팀의 리더 13명은 매달 말, 전 선수들 앞에서 한 달간의 과제 진행 결과와 주제별 소감 등을 발표하며 정보와 고민을 공유하고, 그 과정에서 팀 전체의 실력 향상을 도모해왔다. 요코하마 세이료 고교는 이렇게 다져온 이렇게 다져온 팀워크와 자율성을 모아 고시엔의 큰 무대에 도전했다. 

 

3월 21일, 히로시마 상업 고교와의 경기를 위해 고시엔 구장으로 이동하는 호텔 버스 안에서도 자치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각 리더들이 의식해야 할 포인트를 팀원들에게 전달했다. ‘내야’ 리더인 하세가와 유토는 “그동안의 실책은 대부분 발이 멈춰 있었기 때문이었다. 발을 계속 움직여 실책을 줄이자”고 강조했다. 이러한 준비 속에서 맞이한 경기. ‘타격’ 리더 하타노 잇사는 2점 차로 뒤진 3회 선두 타자로 나서, 자치 활동을 통해 길러온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힘을 발휘했다. 투수의 리듬을 흔들기 위해 타석 안에서 매 공마다 위치를 바꾸며 불편함을 주었고, 결국 볼넷을 얻었고 팀의 고시엔 첫 득점으로 연결되었다. 경기 상대였던 히로시마 상업 고교 투수 오오무네 카즈키는 경기 후 이렇게 말했다. 

“상당히 까다로웠다. 타자가 타석 전면을 활용하면서 출루에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타자 쪽이 계속 움직이니까 스트라이크존 자체도 흔들리는 느낌이었다. 확실히 우리에게는 부담이 되는 타격이었다.”

 

한편, 이날 선발로 등판한 오라 하루토는, 평소에는 한 달에 한 번 팀원들과 카드게임 등을 기획하며 친목을 도모하는 ‘친목’ 팀의 리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경기 중 3회까지 5개의 볼넷을 허용했지만 “투구가 잘 안 풀려서 마음이 가라앉았지만, 주변에서 계속 응원의 말을 해줘서 금방 마음을 추슬렀다.” 라고 경기를 돌아봤다. 하지만 팀은 1회 실책으로 선취점을 허용하는 등 총 4개의 수비 실책을 범했다. ‘내야’ 리더 하세가와 선수는 “긴장으로 발이 멈추다 보니 팀 전체적으로 실수가 많았다” 며 반성한 뒤, 설욕을 다짐했다.

“오늘 상대는 발이 매우 빨랐다. 앞으로는 내야수가 공을 잡고 1루로 송구하는 시간을 측정하거나, 주자 역할을 맡은 선수가 전속력으로 뛰는 방식으로 실전과 유사한 형태의 수비 훈련을 늘려가겠다. 오늘 경기로 분명한 과제가 보였다. 여름 본선까지 실수를 모두 없애겠다.”

 

비록 고시엔에서 10실점이라는 아쉬운 결과를 얻었지만, 선수들은 입을 모아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훈련은 확실히 힘이 된다” 며 자치 시스템의 성과에 대한 손맛을 느꼈다고 말했다. 요코하마 세이료는 앞으로도 ‘자치’를 통해 팀을 단련하며, 봄·여름 연속 출전을 목표로 나아갈 예정이다.

 


 

요코하마 세이료의 알프스 스탠드는 라이트 블루 일색으로 물들었다. 약 1,500여명의 응원단이 자리를 가득 채워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응원단을 이끈 인물은 지난해까지 야구부였고 올해 졸업한 나카카와 토라노스케. 그는 지난해 카나가와현 여름 대회에 등번호 10번을 달고 출전했지만, 패배하며 고교 생활을 마무리했다. 고시엔은 끝내 밟지 못할 것이라 여겼다. 그러나 후배들이 21세기 전형을 통해 선발 출전을 이루어냈고, 노하라 신타로 감독으로부터 “부탁한다”는 제안을 받아, 급히 5명의 응원단을 조직했다. 나카카와는  “나도 고시엔은 처음이다. 요코하마 세이료답게, 즐기면서 응원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1회 초, 응원단은 오렌지색 색지를 들고 “사소! 사소!”라고 외쳤다. 이는 선발 출전이 결정된 날 숨을 거둔 사소 마스미(佐相真澄, 향년 66세) 씨에게 바치는 응원이었으며, 오렌지는 사소 씨가 이끌었던 사가미하라 고등학교의 팀 컬러이기도 하다.

 

카나가와현 고교 야구계에서 "공립의 자존심”으로 불리던 사가미하라 고등학교의 사소 마스미 전 감독의 *장례식 전야(통야식)가 지난 3월 8일, 카나가와현 사가미하라시 내에서 엄숙히 치러졌다. 사소 씨는 췌장암 투병 중이었으며, 지난 1월 24일에 향년 66세로 영면했다. 지난해 여름, 암 투병 사실을 공개한 뒤에도 카나가와 여름 대회를 끝까지 지휘했으며, 이후 12월에 감독직에서 물러나 치료에 전념하고 있었다. 이날 통야식에는 2,000명이 넘는 조문객이 참석했다. 또한 요미우리 자이언츠 전 감독 하라 다츠노리, 아이코다이메이덴 고교의 쿠라노 미츠오 감독 등으로부터의 화환이 줄지어 놓였다.

 

사소 마스미 감독은  2005년, 고교 야구 지도를 희망하며 고등학교 교사로 전직했다. 카와사키키타 고교에 부임한 뒤, 2007년 가을에는 가나가와현 대회 4강 진출을 이루며 두각을 드러냈다. 2012년 사가미하라 고등학교로 전근한 뒤에는,

  • 2014년 가을 가나가와 4강
  • 2015년 봄 가나가와 준우승 → 간토대회 출전
  • 2018년 여름 8강
  • 그리고 2019년 여름, 요코하마 고교를 상대로 대역전승을 거두며 4강 진출

이라는 화려한 성과를 이끌어냈다. 그의 모토는 단 하나였다.

“8점을 내줘도, 우리는 9점을 낸다!”

 

요코하마 고교, 토카이다이 사사미 고교, 게이오 고교, 토코 가쿠엔 고교…이른바 가나가와의 “4대 강호 사립고”가 군림하는 이 치열한 격전지에서, 공립 진학계 고등학교가 이기기 위해서는 '초공격적 야구' 외에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다. 번트는 거의 하지 않는다. 강한 스윙으로, 타구를 정면으로 뻗게 하라. 사소 감독은 타격을 중심으로 실력을 끌어올려 “고시엔 1승”을 목표로 정했다. 그 진면목이 폭발한 경기가 바로 2019년 여름, 요코하마전이다. 0-5로 끌려가던 7회, 현재 한신 타이거즈 소속의 오이카와 카이를 상대로 7회에 5점, 8회에 3점을 몰아치며 8-6 역전승을 이뤄냈다. 경기 후, 사소 감독은 “항상 ‘4강 사립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는데, 오늘 이겨버렸네요. 60년을 살아온 보람이 있네요.” 라며 환하게 웃었다.

 

공립학교의 수준 향상을 위해 힘써왔던 사소 씨의 헌신 속에, 요코하마 세이료가 28년 만에 공립학교로서 고시엔 무대에 선 것은 깊은 상징성이 있었다. 나카카와는  “공립학교가 지금부터 고시엔에서 싸운다는 걸 하늘에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커다란 메가폰을 흔들며 열띤 응원을 보냈지만, 아쉽게 초전 돌파는 실패했다. “고시엔은 정말 즐거웠고, 뭔가 뭉클했다. 카나가와로 돌아가면 OB로서 연습을 도우며, 후배들에게 ‘여름에 꼭 다시 돌아와라’고 말해주고 싶다.” 며 땀을 닦으며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시엔을 떠났다.

 

 주요 선수 성적

- 투수

투수명 ERA 이닝 투구수 피안타 탈삼진 실점 (자책)  사사구
오바라 하루토 7.71 2⅓ 61 2 0 4 (2) 5
니시다 고 3.86 2⅓ 74 5 1 4 (1) 5
나이토 다이 2.70 3⅓ 50 4 0 2 (1) 1
합계   8 185 11 1 10 (4) 11

 

- 타자

타자명 타수 득점 안타 타점 타율 홈런 사구 피투구수
야마모토 코타 3 0 1 0 0.333 0 1 24
하세가와 유토 3 0 0 1 0.000 0 0 12
나이토 다이 4 1 1 0 0.250 0 0 21
야마토지 유고 3 0 1 0 0.333 0 1 15
신도 타이세이 2 0 0 0 0.000 0 0 12
마츠시마 아유무 (교체) 1 0 0 0 0.000 0 0 6
오바라 하루토 3 0 1 1 0.333 0 1 16
타카야마 다이치 4 0 0 0 0.000 0 0 11
하타노 잇사 2 1 2 0 1.000 0 2 10
우치다 요타 0 0 0 0 - 0 0 2
니시다 고 (교체) 1 0 0 0 0.000 0 0 5
후지와라 아키토 (교체) 1 0 0 0 0.000 0 0 4
아카츠카 유토 (교체) 1 0 0 0 0.000 0 0 2
합계 28 2 6 2 0.214 0 5 140

 

3. 수훈 선수
오오무네 카즈키: "우리 팀은 수비에서 공격으로 흐름을 이어가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투수진이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볼카운트에서 유리할 때도 힘을 빼고, 맞혀 잡는 투구를 의식하며 던지겠다"

 

※ 마이니치 신문 호외: 히로시마 상업, 착실히 점수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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