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경기 결과: 츠루가케히 고교 승리

학교명 1 2 3 4 5 6 7 8 9 R H E
시가 단기 대학 부속 고교 (시가현) 0 0 0 0 0 0 0 0 0 0 3 6
츠루가케히 고교 (후쿠이현) 2 1 0 1 2 4 5 0 X 15 15 0

 

2. 경기 내용

(1) 츠루가케히 고교

 차마 경기를 바라보는 사람이 보기 어려울 정도의 일방적인 경기였다. 츠루가케히 고교 타선은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 선발 멤버들이 전원 안타를 달성하며 15점을 내었고, 투수진은 단 3개의 안타만 내주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선보였다. 

 

1회말부터 츠루가케히의 화력이 폭발했다. 1아웃 만루에서 5번 타자 이와사키 리쿠가 우익수 방면 2타점 적시타를 날리며 선취점을 뽑았다. 2회에는 1아웃 2·3루 상황에서 2번 카와무라 토와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1점을 추가하며 3-0으로 리드하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츠루가케히 고교는 '끊임없이 주자를 연결하는 연결형 타선'의 강점을 살리면서 상대 실책을 기회로 만들며 7회까지 무려 15점을 쌓아 올리는 집중력을 전국 무대에 보였다. 작년 봄까지는 4년 연속 첫 경기에서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번에는 대승을 거두며 9년만에 토너먼트를 돌파하였다. 

 

 루가케히 고교가 첫 경기에서 무려 15점을 올리는 대승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에는 3루 주루 코치의 날카로운 관찰력과 팀 전체가 평소부터 다져온 ‘공격적인 주루 의식’이 있었다. 그 중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5회, 4점 차 리드를 잡은 상황에서 나왔다. 4번이자 포수인 코바야시 타쿠토가 볼넷으로 출루하고, 5번 이와사키 리쿠가 우익수 앞 안타를 때려냈다. 고바야시 선수는 키 163cm, 몸무게 82kg의 다부진 체격. 본인도 “발은 정말 느린 편이다”라며 웃지만 강하게 날아간 타구에도 전혀 망설임 없이 2루를 돌았고, 그대로 3루까지 돌진해 추가 득점으로 연결됐다. 이 과감한 주루 뒤에는 3루 코치인 오쿠로 슌키의 정확한 판단이 있었다. 그는 경기 전 상대의 수비 훈련을 보며, 외야수의 포구 속도가 빠르지 않고 송구도 불안정하다는 점을 파악했다. 그래서 타구가 날아간 순간, 주저 없이 크게 팔을 휘둘러 주루 신호를 보냈다. 우익수 뒤로 날아간 타구였기에 1루 주자였던 코바야시는 타구를 직접 볼 수 없었지만, “뛰어!”라는 사인에 맞춰 팀에서 늘 연습해온 ‘최단 거리 주루’로 정확히 3루를 밟았다. 이에 대해 오쿠로는 이렇게 말했다.

“코바야시 타쿠토는 팀 내에서도 발이 느린 편이지만 다음 베이스를 노리는 의식이 철저하게 몸에 배어 있다. 외야의 움직임을 보며 ‘갈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고바야시 선수도 저게 바로 평소부터 꾸준히 연습해온 주루였다. 그대로 실행할 수 있어서 정말 만족스럽다. 라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또한 오쿠로 슌키는, 경기 중 외야에서 내야로의 송구 속도가 기대보다 느리다는 점을 파악한 후, 6회 2사 1루 상황에서 판단이 어려운 2루타 타구에 대해, 1루 주자였던 우에카세다 류키에게 주저 없이 3루를 돌아 홈까지 돌진하라는 신호를 보내 득점을 지원하였다. 다음 스테이지를 노리는 의식을 팀 전체가 철저하게 다지고, 센바츠 첫 경기에서 15득점이라는 압도적인 결과를 만들어낸 츠루가케히 고교. 다음 상대는 작년 센바츠 우승 팀이자, 대회 2연패를 노리는 강호 겐다이 타카사키 고교다. 최고 시속 150km 후반의 에이스 이시가키 겐키를 비롯하여 메이토쿠 기주쿠 고교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시모시게 켄신 등 강력한 투수진을 보유한 팀이다. 오쿠로 슌키는 다음 경기를 앞두고 이렇게 각오를 밝혔다.

“투수전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1점이 정말 중요하다. 주루로 1점을 뽑아내겠다는 의식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겠다.”

 

다음 경기는 ‘전년도 챔피언’과의 격돌. 츠루가케히가 자신들의 무기인 ‘공격적인 주루’로 얼마나 점수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승부의 큰 갈림길이 될 전망이다.

 

 츠루가케히 고교의 주장, 오카베 휴마가 발군의 주루로 경기를 지배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3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1번 타자이자 리드오프맨으로서 경기 분위기를 주도했다. 하이라이트는 1회부터 시작됐다. 선두타자로 나선 오카베는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직후, “초구부터 뛰기로 마음 먹었다"라는 말처럼 곧바로 과감한 도루에 성공, 선취점으로 연결시켰다. 2회에도 볼넷으로 출루한 뒤, 초구에 바로 2루 도루를 성공하였다. “우리 팀은 찬스를 만들고 적시타 하나로 점수를 내는 야구를 한다. 그래서 가능한 빨리 찬스 상황을 만들고 싶었다” 라고 말하며 팀 플레이 중심의 의식을 드러냈다. 7회에도 이날 세 번째 도루에 성공, “주루로 팀에 분위기를 불어넣을 수 있었던 것 같았다” 라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오카베는 50미터를 6초에 주파하는 빠른 발의 소유자. 이번 겨울, 그는 특히 스타트 순간의 폭발력을 키우기 위해 짧은 거리의 전력 질주 훈련을 매일 빠짐없이 반복했다. 실제 투수가 던지는 상황에서 훈련을 거듭하면서 “투수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감각이 생겼다.” 라며 실전 감각이 생긴 것이 이번 도루 성공의 비결이라고 밝혔다. 오카베의 이름 '휴마(飛雄馬)'는 아버지가 만화 《거인의 별(巨人の星)》 주인공에서 따온 이름이다. 그의 좌우명은 바로 ‘작은 거인(小さな巨人)’. 165cm, 66kg의 왜소한 체격이지만 1번 타자로서는 빠른 발과 과감함, 수비에서는 유격수로 내야를 책임지는 중심 선수다. 1학년 때부터 공식전에서 활약해온 그는 이렇게 말한다.

“작다고 해서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그런 건 전혀 상관없다는 걸 제 플레이로 보여주고 싶다.”

작년 센바츠에도 출전한 오카베는 "이미 한번 고시엔을 경험했기 때문에 이 무대가 어떤 곳인지 알고 있다. 그걸 팀원들에게 전해주는 걸 항상 의식하고 있다.” 라고 담담하게 말하며 단단한 중심으로서의 무게감을 보여줬다. 작지만 누구보다 크고 단단한 주장 오카베. 그의 발과 정신력은 츠루가케히 고교 야구부에 큰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주요 선수 성적

- 투수

투수명 ERA 이닝 투구수 피안타 탈삼진 실점 (자책)  사사구
이갓코 리치 0.00 7 91 3 9 0 (0) 2
히가시카와 타이 0.00 1 12 0 0 0 (0) 1
야마모토 류키 0.00 1 12 0 0 0 (0) 1
합계   9 115 3 9 0 (0) 4

 

- 타자

타자명 타수 득점 안타 타점 타율 홈런 사구 피투구수
오카베 휴마 4 2 0 0 0.000 0 2 24
카와무라 토와 2 1 1 2 0.500 0 2 26
우에카세다 류키 5 2 2 2 0.400 0 1 19
코바야시 타쿠토 4 3 2 1 0.500 0 2 29
쿠로카와 하루미치 (교체) 0 0 0 0 - 0 0 0
이와사키 리쿠 3 3 2 2 0.667 0 3 19
하세가와 히류 2 0 0 0 0.000 0 0 8
코니시 타이신 (교체) 2 1 2 3 1.000 0 0 5
사토 마스타츠 (교체) 1 0 0 0 0.000 0 0 1
미야모토 류가 (교체) 0 0 0 0 - 0 0 5
오타니 루키 4 0 2 1 0.500 0 0 11
단 타이키 (교체) 0 0 0 0 - 0 1 5
모리타 카츠키 (교체) 0 0 0 0 - 0 0 0
무라카미 슈고 (교체) 0 0 0 0 - 0 0 0
시미즈 코가 4 2 3 0 0.750 0 0 14
오쿠로 슌키 (교체) 1 0 0 0 0.000 0 0 6
히가시카와 타이키 (교체) 0 0 0 0 - 0 0 0
야마모토 류키 (교체) 0 0 0 0 - 0 0 0
이갓코 리치 3 1 1 1 0.333 0 0 12
합계  35 15 15 12 0.429 0 11 179

 

(2) 시가 단기 대학 부속 고교

악몽이었다. 충격적이었다. 시가단대부속 고교가 자랑하던 철벽 수비가 무너졌다. 굳건한 수비력을 무기로 고시엔 첫 출전을 이뤘지만, 그 첫 경기는 악몽처럼 끝났다. 이날 경기에서 무려 6개의 실책을 기록. 호키 준 감독은 경기 후 이렇게 되돌아봤다.

"기록상으로는 6개지만 기록되지 않은 안타성 플레이까지 포함하면 9개, 10개의 타구를 처리하지 못했다. 벤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지만, 중반까지도 ‘긴장감’이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출전한 선수들뿐 아니라, 벤치, 그리고 아마 저 자신도 마찬가지였. 새로운 무대에 선다는 건 그만큼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이 팀은 새 팀 구성 이후 특히 수비를 집중 강화해왔다. 가을 시가현 대회에서는 8강까지 4경기 연속 무실책, 준결승·결승 포함 6경기 동안 실책은 단 3개뿐이었다. ‘수비로 승부하는 야구’를 내세워 킨키 대회에서는 오사카의 강호 리세이샤 고교를 꺾고 고시엔 진출을 이뤘지만, 이번 경기는 자신들의 색깔을 보여주지 못한 채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응원단 26대의 버스를 동원해 고시엔까지 달려온 관중석은 마지막까지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호키 감독은 그런 응원에 응답하듯, 다음을 다짐했다.

“그저 ‘좋은 추억’으로 끝낼 수는 없다. 실책이 겹친 큰 점수 차의 패배. ‘그래도 좋은 경험이었지’로 끝내버리면, 우리가 이 무대에 설 수 있었던 의미가 사라진다고 생각한다. ‘정답 맞히기’는 아니지만, 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무대로, 반드시 다시 돌아오고 싶다.”

 

감독과 선수 모두가 여름 대회를 향해 다시 출발할 것을 굳게 다짐한 순간이었다.

 

봄·여름 통틀어 첫 고시엔 출전이었던 시가단대부속 고교에게 ‘성지’는 뼈아픈 시련의 장소가 되었다. 경기 내내 팀을 짓눌렀던 건 극도의 긴장감이었다. 공격도, 수비도, 익숙하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연이은 실수가 이어졌다. 1회말 좌완 에이스 사쿠라모토 히로는 3개의 사사구로 2실점, 정교한 제구와 유도 피칭을 강점으로 하는 그에게 낯선 마운드는 버거운 무대였다.

"영상에서 보던 츠루가케히 고교 타선과 전혀 달랐다. 베이스가 작아 보이기까지 했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공을 맞히면 안 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경기 초반, 선두 타자에게 데드볼을  허용한 뒤 3개의 사사구와 안타로 2점을 선취당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가장 큰 원인은, 타자들의 타석 내 위치였다. 쓰루가케히의 타자 전원이 베이스에 거의 바짝 붙어 서 있었던 것. “인코스 승부가 제 강점인데, 그걸 제대로 할 수 없게 되니까 중심 쪽 공이 맞고, 볼넷도 많아졌습니다.” 팀 내에서는 츠루가케히 타선을 막기 위해선 과감한 인코스 승부가 필요하다고 공유했지만, 그 전략을 쓰지 못하게 되며 무너진 셈이다. 120km대의 속구로는 그들을 이겨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수비진도 흔들렸다. 총 6개의 실책이 나왔고, 주장인 2루수 모리 신야도 7회 결정적인 포구 실수로 실점을 허용했다.

“제 수비 위치가 상대 팀 벤치 쪽에 가까웠는데, 응원이 너무 커서 팀원들 목소리가 전혀 안 들렸다. 나중에 ‘왜 사인을 무시했냐’는 말을 들었지만, 정말로 안 들렸다.”

 

3회 공격에서도 어이없는 실수가 나왔다. 1사 1·2루에서 우전 안타로 기회가 확장되는 듯했으나, 2루 주자가 3루에서 멈추자 이를 인지하지 못한 1루 주자가 3루까지 무리하게 진루, 결국 런다운에 걸려 찬스를 놓쳤다. 초반부터 흔들리는 팀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호키 준 감독은 1회말에만 2번의 전령을 투입했을 정도. 그는 이렇게 돌아봤다.

“초반 공격에서 1점을 먼저 냈더라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1사 2·3루에서 중심 타선이 연속 삼진으로 물러난 게 아쉬웠다.”

 

작년 가을, 킨키 대회 1회전에서 오사카 1위 리세이샤 고교를 꺾으며 주목을 받았던 신흥 강호. 이번에는 기대만큼의 결과는 보여주지 못했지만, 전국 무대의 벽을 온몸으로 실감한 첫걸음이었다. 이날 팀의 기념비적인 첫 안타와 도루를 기록한 모리 주장. 9회초 마지막 공격 전, 호키 준 감독이 "1점만이라도 내자” 고 말하자 그는 팀원들을 모아 이렇게 외쳤다. 1점으로는 끝나버려. 16점 전부, 되찾으러 가자!

 

경기 후, 모리는 이렇게 말했다.

“이게 바로 전국 레벨이라는 걸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여름에 다시 고시엔에 오고 싶다면, 이 수준까지 올라가야 한다는 걸 배웠다.”

 

쓰라린 경험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세. 이날의 패배는, 그들의 다음 걸음을 더 단단하게 해줄 자양분이 될 것이다.

 

 주요 선수 성적

- 투수

투수명 ERA 이닝 투구수 피안타 탈삼진 실점 (자책)  사사구
사쿠라모토 히로마 12.46 4⅓ 91 7 1 6 (6) 6
나카이 쇼고 9.82 3⅔ 88 8 0 9 (4) 5
합계   8 179 15 1 15 (10) 11

 

- 타자

타자명 타수 득점 안타 타점 타율 홈런 사구 피투구수
모리 신야 3 0 1 0 0.333 0 0 17
카토 류스케 3 0 0 0 0.000 0 1 18
오카 하루키 3 0 2 0 0.667 0 0 4
니시카와 하루키 (교체) 0 0 0 0 - 0 0 0
요코야마 켄세이 (교체) 0 0 0 0 - 0 1 6
우에사카 료헤이 (교체) 0 0 0 0 - 0 0 0
오쿠보 레이아 4 0 0 0 0.000 0 0 14
키타지마 사쿠타로 3 0 0 0 0.000 0 0 13
사카모토 잇키 (교체) 1 0 0 0 0.000 0 0 3
미네 유타 3 0 0 0 0.000 0 0 9
키노시타 다이치 2 0 0 0 0.000 0 0 6
쿠라타 카즈키 (교체) 1 0 0 0 0.000 0 0 3
이이즈카 유토 (교체) 0 0 0 0 - 0 0 0
칸토 쇼고 2 0 0 0 0.000 0 0 9
사쿠라모토 히로마 1 0 0 0 0.000 0 1 10
나카이 쇼고 (교체) 0 0 0 0 - 0 0 13
합계  26 0 3 0 0.115 0 3 115

 

※ 마이니치 신문 호외: "츠루가케히, 맹타 1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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