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 2경기 - 츠지우라 니치다이 고교(이바라키현) vs. 게이오 고교(카나가와현)
■ 승리팀: 게이오
■ 경기 결과: 2-0
■ 한 문장 평가: 게이오 나인의 103년만의 결승 진출
■ 경기 내용
1) 게이오 고교
- 게이오 고교의 응원단은 열정적이다. 알프스 응원석이 응원단으로만 매진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게이오는 응원단으로만 알프스 좌석을 매진시키는 놀라움을 보인다. 응원단에는 야구부원, 야구부원의 부모님, 야구부 OB 선수, 일반 학생들, 동문들, 그리고 지역 주민들까지 합세하여 타팀이 '상당히' 부담스러울 정도로 응원에 진심을 보인다. 이 응원에 중심에는 게이오의 응원가 『若き血(젊은 피)』가 있다. 게이오의 상징이자, 자랑이자, 영혼인 것이다.
- '도쿄 6개 대학야구연맹(東京六大学野球連盟) - 와세다대, 게이오대, 메이지대, 호세이대, 릿쿄대, 도쿄대 - 에서 라이벌 관계에 있는 와세다 대학에 뒤지고 있던 게이오 대학이 와세다 대학의 응원가 『紺碧の空(감청색 하늘)』에 대항하기 위해 응원가를 만들었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若き血(젊은 피)』다. 1927년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응원가는 게이오 대학 뿐만 아니라 게이오 고교, 게이오 중학교 등 게이오와 관련되어 있는 모든 교육 기관에서 스포츠 활동 응원을 할 때 활용이 극대화 된다. 우스갯소리로 게이오 대학 교가를 모르는 사람은 많아도 '젊은 피'를 부를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없다고 한다. 그리고 서로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젊은 피'가 응원가로 나오면 어깨동무를 하고 뜨겁게 응원가를 부른다고 한다.
- 게이오의 알프스 응원석을 보면 『陸の王者, 慶應義塾(육지의 왕자, 게이오기주쿠)』란 거대한 현수막이 걸려 있다. 왜 육지의 왕자일까라는 의문이 여러번 들었다. 그래서 알아보니까 육지를 뜻하는 '陸' 한자가 음독을 하면 '리쿠 (りく)' 로 읽히는데, 숫자 '6(六)'이 일본어로도 '리쿠(りく)'로도 읽힌다. 해석해보면 6개 대학 중에 왕자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데, 야구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육지(=야구 그라운드)로 해석할 수 있어 이렇게 멋지게 표현한 것으로 생각이 든다. 『若き血(젊은 피)』 가사에서도 마지막 부분이 "게이오 게이오 육지의 왕자 게이오"라고 되어 있는데 다시 생각해보아도 로망이 정말 멋있게 느껴진다.
-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하지만 때로는 팀보다 '큰' 선수도 있다. 대상은 게이오 고교의 에이스 오야케 마사키다. 2학년이지만 과감한 피칭과 뛰어난 위기 관리는 준결승이라는 무대에서 전혀 2학년 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츠지우라 니치다이 타선을 안타 7개 그리고 삼진 5개로 막으며 무실점 호투를 펼치는 등 기대 이상의 활약을 선보였다. 타선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선보였고 2회말 공격에서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2루타를 치는 등 투타에서 퍼펙트한 모습을 보였다. 게이오 고교가 우승한다면, 오야케 마사키가 선발로 출전한다는 가정하에, 그렇다면 MVP를 따놓은 당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단순히 올해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내년에도 3학년으로서 고시엔 구장에 다시 오게 된다면 프로의 주목은 더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경기 종료 후, 짧은 인터뷰에서 오야케 마사키는 결승전에 대해 "우리가 '야구를 즐기고, 관중들이 즐기고, 우리만의 야구를 하고, 우리만의 야구를 하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自分たちの『エンジョイ・ベースボール』で楽しんで、観客の皆さんも楽しんでもらって、自分たちの野球をして、自分たちの野球をすれば勝てると思う)"고 자신의 열정을 표현했다. 완봉을 한게 걱정이 되긴하지만 오야케 마사키와 유다 토우마의 투수전을 기대하고 싶다.
- 메가네군이라 불리는 게이오의 5번 타자 노부스케 아이타. 카나가와현 지방 대회 타율이 0.417, 그리고 고시엔에서의 타율은 0.389이다. 최근 10경기만 보았을 때 평균 타율 0.421, 16안타 13타점을 올린 중심 타선의 중심이라 말할 수 있을거 같다. 준결승 경기에서는 비록 4타수 1안타라는 아쉬운 활약을 펼쳤으나 상대가 츠지우라 니치다이의 에이스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소소한 할약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 선취 득점한 점수를 경기가 끝날때까지 지키는 것이 야구다라는 것을 증명하는 경기였다. 비록 2점밖에 내지 못했지만, 2점 리드를 필사적으로 지켰고 팀을 결승으로 이끌었다. 상대는 디펜딩 챔피언이자 올해 센바츠에서 패배를 안긴 센다이 이쿠에이. 게이오의 모리 타카히코 감독은 "우리는 항상 결과를 구하려고 하면 생각도 행동도 잘 되지 않는다.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을 해 나갈 뿐이므로 시합을 하고 끝나 보니 이기고 있었다는 것이 최고인 것이다. 그 순간이 오길 바란다(うちはいつも結果を求めようとすると思考も行動もうまくいかない。自分たちがやれることをやっていこうだけなので、試合をやって終わってみたら勝っていた、というのが最高。その瞬間が来ることを願いながらやりたい)"고 이렇게 자신의 짤막한 결승 진출 소감을 밝혔다. 103년만의 결승 진출, 축하한다.
2) 츠지우라 니치다이 고교
- 에이스 후지모토 시세이의 간절함, 애절함이 보여진 경기였다. 선발로 출전한 이토우 아야토가 3회만에 1점을 내준 뒤, 추가 실점을 막기 위해 긴급하게 후지모토 시세이가 올라왔다. 그리고 투혼을 던졌다. 5와 1/3이닝 동안 72개의 공만 던졌고 게이오의 폭발적인 타선을 안타 6개, 1실점으로 막으며 승리의 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게이오의 절대 철벽은 츠지우라 니치다이의 타선에게 안타를 허용하지 않았고 마지막 타자의 공이 플라이 아웃이 되며 츠지우라 니치다이의 쾌진격이 멈췄다. 그렇게 여름이 끝났다.
- 후지모토 시세이가 고시엔 5경기 동안 선발과 교체로 투입되며 던진 공은 총 365개. 평균 방어율 1.29, 피안타 25개, 탈삼진 17개, 5실점이라는 완벽에 가까운 피칭이었다. 이바라키현의 20년만의 결승 진출을 소망하였지만 여기까지였다. 하지만 2018년 대회에서 1회전 탈락팀이라는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피칭을 선보인 후지모토 시세이가 있었고, 첫 4강의 주역이 된 등번호 1번 뒤에는 모두가 있었다. 결승 진출에 비록 실패하였으나 베스트 4라는 것만 가지고 좋은 추억을 고시엔 구장에서 만들었기를 바란다.
'뜨거운청춘 > 105회 고시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시엔 특집 #6] 과거 데이터로 승부 예측 (0) | 2023.08.23 |
---|---|
[고시엔 특집 #5] 결승 전야 프리뷰 (0) | 2023.08.23 |
[고시엔 4강 제 1경기] 2년 연속 전국제패를 향해 (0) | 2023.08.22 |
[고시엔 특집 #4] 4강 프리뷰 (0) | 2023.08.21 |
[고시엔 8강] 새하얀 유니폼이 새까맣게 될 때까지 (0) | 2023.08.20 |